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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사진=삼성)[더게이트]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차전까지 3승 1패로 앞선 팀은 거의 예외 없이 우승했다. 20차례 가운데 19번 정상에 올라 우승 확률이 95%에 달한다.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가 이 절대적인 확률을 손에 넣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제 1승만 남았다.
삼성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T 위즈를 10대 5로 꺾었다. 수원에서 열린 1차전을 7대 8로 내준 뒤 2차전부터 3연승이다. 정규시즌 1위 KT를 상대로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면서 2000년대 네 번째 업셋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삼성이다.
반면 KT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한국시리즈 역사에서 1승 3패를 뒤집고 우승한 팀은 2013년 삼성뿐이다. 당시 삼성은 정규시즌 4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두산 베어스에 1승 3패까지 몰렸다가 내리 3경기를 이겨 극적으로 우승했다.
1회에만 6점 폭발…KT 로건 1이닝 6실점
이재희(사진=삼성)선취점은 KT가 먼저 냈다. 1회초 장진혁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1대 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삼성은 1회말 대거 6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시리즈 1회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24년 KIA 타이거즈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나온 5점이었다.
삼성은 1회말 2사 1, 2루에서 르윈 디아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김영웅의 적시타로 역전했다. 이어 이재현의 볼넷과 류지혁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3대 1까지 달아났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도환의 우측 펜스 앞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KT 우익수 안현민이 처리하지 못하면서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기록상으론 3타점 2루타, 점수는 6대 1로 벌어졌다.
NC 다이노스 시절인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삼성 상대로 패전투수가 됐던 KT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은 1이닝 동안 안타 5개와 4사구 4개를 내주며 6실점하는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안타를 맞고 배제성과 교체됐다.
삼성 마운드에서는 19세 신인 장찬희와 구원투수 이재희가 승리를 합작했다. 프로 데뷔 시즌에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은 장찬희는 4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초 장진혁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이후에는 실점 없이 침착하게 KT 타선을 막아내며 초반 리드를 지켰다.
위기는 장찬희가 내려간 뒤 찾아왔다. 7대 1로 앞선 5회초, 아시아쿼터 미야모리 사토시와 배찬승이 제구 난조에 빠져 볼넷 5개를 내줬다. 연속 밀어내기 볼넷까지 나오면서 점수는 7대 4로 좁혀졌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안타 하나면 KT 쪽으로 경기 흐름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삼성 벤치는 우완 이재희를 투입하면서 포수도 베테랑 강민호로 바꿨다. 이재희는 김상수를 상대로 속구 4개를 연속으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허경민에게도 속구 3개로 2루수 뜬공 처리했다. 패스트볼 7개로 만루 위기를 넘긴 이재희는 6회와 7회에도 무실점. 2.2이닝 4탈삼진 퍼펙트 투구로 승리의 결정적인 공을 세웠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5회말 박승규의 2타점 2루타로 9대 4까지 달아났다. 박승규는 3회말에도 적시타를 터뜨렸고, 7회말에는 안타로 출루해 구자욱의 2루타 때 홈을 밟는 등 경기 내내 맹활약했다. 이날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삼성 공격을 이끈 박승규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을사나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날 양 팀 투수들은 4사구 19개를 내줘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1986년 삼성과 해태 타이거즈가 기록한 17개였다. 특히 KT는 4사구 12개를 허용해 한국시리즈 한 경기 한 팀 최다 기록도 갈아치웠다. 1982년 OB 베어스가 연장 15회 경기에서 기록한 11개를 불과 8이닝 만에 넘어섰다.
90승 정규시즌 우승팀 KT, 대니엘 어깨에 운명
장찬희(사진=삼성)KT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정규시즌 90승을 거두며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지만, 1차전 승리 이후 내리 3경기를 내주며 우승을 놓칠 처지다. 역대 정규시즌 90승 이상을 거두고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한 팀은 2018년 두산뿐이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 93승을 거두고도 SK 와이번스에 2승 4패로 패했다. KT가 남은 경기에서 역전하지 못하면 역대 두 번째 사례가 된다.
KT는 8일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5차전에 데이비스 대니엘을 선발로 내세워 반격을 노린다. 3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대니엘은 나흘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삼성은 국내 에이스 원태인으로 맞선다. 원태인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불펜으로 나섰다가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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