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꼭 한 번은 걸어야 한다는 곳… 해발 1000m 위를 뒤덮은 영남의 은빛 가을 절경

은빛 억새가 산비탈을 뒤덮은 간월재 억새군락지. / 대한민국 구석구석
은빛 억새가 산비탈을 뒤덮은 간월재 억새군락지. / 대한민국 구석구석

9월이 끝나고 10월로 접어들면 울산 울주군을 둘러싼 높은 산들도 서서히 가을빛으로 바뀐다. 여름 내내 짙은 초록으로 덮여 있던 능선에는 억새꽃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햇빛이 비치는 시간에는 산등성이가 멀리서도 은빛으로 반짝인다. 이 계절에 특히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 울산과 밀양, 양산, 청도, 경주에 걸쳐 이어진 영남알프스다.

영남알프스는 하나의 산을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다. 가지산과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을 중심으로 여러 고산이 이어진 넓은 산악지대로, 운문산과 문복산까지 더해 9개 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전체 면적만 약 255㎢에 이르며 해발 10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연이어 솟아 있어 산 하나를 오를 때와 능선을 길게 걸을 때 만나는 풍경도 크게 달라진다.

신불산부터 사자평까지, 규모부터 다른 억새 명소 4곳

햇빛에 반짝이는 억새밭 사이로 가을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 / 대한민국 구석구석
햇빛에 반짝이는 억새밭 사이로 가을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약 198만 3471㎡ 규모의 억새평원이 펼쳐진다. 정상에 오른 뒤에도 억새밭이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져, 한 지점에서 풍경을 보고 내려오기보다 은빛 들판 사이를 직접 걸으며 가을 산세를 바라볼 수 있다.

신불산 북쪽으로 내려서면 간월산과 사이에 놓인 간월재가 나온다. 이곳의 억새 군락은 약 33만 578㎡로 신불산·영축산 평원보다 규모는 작지만, 두 산 사이로 넓게 열린 고갯마루 주변에 억새가 밀집해 있어 시야가 탁 트인다. 정상 여러 곳을 이어 걷지 않아도 넓은 억새 풍경을 볼 수 있어 비교적 짧은 산행을 계획할 때 많이 찾는다.

고헌산에서는 억새가 정상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군락 규모는 약 66만 1157㎡로, 숲길과 능선을 지나 고도를 높일수록 억새가 점차 많아지고 정상 가까이에서 넓은 풍경이 드러난다. 처음부터 평원이 눈앞에 펼쳐지는 간월재와 달리 산을 오른 뒤 정상부에서 억새 군락을 만나는 코스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재약산과 천황산 동쪽의 사자평이다. 약 413만 2231㎡에 이르는 억새 군락이 고산지대에 넓게 퍼져 있으며, 신불산·영축산 억새평원보다 두 배 이상 크다. 한곳에 머물러 바라보기보다 길을 따라 걸을수록 평원이 계속 이어져 사자평의 규모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산행 시간에 따라 선택도 달라진다. 비교적 짧게 억새를 보고 싶다면 간월재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능선 위 억새밭을 길게 걷고 싶다면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선택할 수 있다. 사자평은 이동 거리와 산행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하루 일정으로 잡는 편이 좋다.

4.5km부터 6.8km까지, 체력 따라 고르는 하늘억새길

간월산과 간월재 방향을 안내하는 이정표와 숲길을 오르는 등산객들. / 대한민국 구석구석
간월산과 간월재 방향을 안내하는 이정표와 숲길을 오르는 등산객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억새 군락을 능선길로 이어 걷고 싶다면 하늘억새길을 이용하면 된다. 간월재와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천황산, 배내고개 일대를 연결한 순환형 탐방로로, 전체 길이는 29.7km다. 모두 5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어 전 구간을 한꺼번에 걷기보다 산행 시간과 체력에 맞춰 원하는 구간을 선택할 수 있다.

가을 억새를 중심으로 걷는다면 먼저 1구간을 살펴볼 수 있다. 간월재에서 출발해 신불산과 신불재를 지나 영축산까지 이어지는 4.5km 코스로, 예상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20분이다. 간월재를 지나 신불산으로 올라서면 고도가 높아질수록 시야가 넓어지고, 이후 신불재를 거쳐 영축산으로 향하는 동안 능선을 따라 억새평원이 이어진다. 

붉고 노랗게 물든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임도. / 대한민국 구석구석
붉고 노랗게 물든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임도.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자평까지 들어가려면 산행 시간도 더 길어진다. 3구간은 죽전마을에서 주암삼거리를 거쳐 재약산과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6.8km 길이며 예상 소요 시간은 약 4시간 30분이다. 이동 거리가 길고 오르내림도 이어지지만, 재약산 일대의 넓은 고산지대와 사자평 억새를 함께 지나기 때문에 앞선 1구간과는 풍경 자체가 다르다.

배내고개에서 간월재로 넘어가는 5구간도 있다. 배내고개를 출발해 배내봉과 간월산을 거쳐 간월재까지 이어지는 4.8km 코스로 예상 시간은 약 4시간이다. 간월재를 목적지로 바로 올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능선을 따라 배내봉과 간월산을 차례로 지나기 때문에, 억새 구경과 함께 산행 자체에 시간을 쓰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다.

코스 주요 구간 거리 예상 시간 특징
하늘억새길 1구간 간월재~신불산~영축산 4.5km 약 2시간 20분 능선 억새평원
하늘억새길 3구간 죽전마을~재약산~천황산 6.8km 약 4시간 30분 사자평 억새
하늘억새길 5구간 배내고개~간월산~간월재 4.8km 약 4시간 배내봉·간월산 능선
간월재 최단 코스 배내2공영주차장~간월재 왕복 약 3시간 첫 방문에 부담 적음

왕복 3시간, 처음이라면 간월재까지

간월재 억새밭 사이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목조 데크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간월재 억새밭 사이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목조 데크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영남알프스를 처음 찾는다면 여러 정상을 한꺼번에 오르기보다 간월재까지만 다녀오는 일정부터 잡는 편이 부담이 적다. 울산시가 소개한 간월재 최단 코스는 배내2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사슴농장 코스로, 왕복 소요 시간은 약 3시간이다.

간월재에 오르면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로 고갯마루가 넓게 열리고 주변으로 억새 군락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풍경을 둘러본 뒤 같은 길로 내려오면 반나절 안에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산행 출발점으로 이용하는 복합웰컴센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내 산악문화센터 외관. / 대한민국 구석구석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내 산악문화센터 외관. / 대한민국 구석구석

등억알프스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면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를 출발지로 잡을 수 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알프스온천5길 103-8에 있으며, 산행 전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필요한 준비를 마친 뒤 이동하기 좋다.

센터 안에는 산악문화관과 알프스시네마, 국제클라이밍장, 영상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고 카페와 피크닉장도 마련돼 있다. 주차장에는 승용차뿐 아니라 대형버스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어 개인 산행객과 단체 방문객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시설이 매일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복합웰컴센터는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에 문을 닫으며,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날 휴관한다. 체험시설마다 운영시간과 이용요금도 달라 산행과 함께 둘러볼 계획이라면 이용 시간을 따로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10월 능선 산행, 하산 시간은 더 일찍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간월재 돌탑과 드넓은 억새밭. / 대한민국 구석구석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간월재 돌탑과 드넓은 억새밭. / 대한민국 구석구석

간월재까지만 다녀오는 일정과 신불산·영축산·재약산까지 걷는 산행은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다르다. 특히 능선에 올라선 뒤에는 오르내림이 계속 이어져 지도에 표시된 거리만 보고 움직이면 예상보다 늦게 내려올 수 있다. 출발할 때부터 목적지와 돌아오는 길을 정하고, 해가 지기 전에 산 아래에 도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10월에는 산 아래가 따뜻하더라도 해발 1000m 안팎의 능선에서는 바람이 강하고 기온도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 오르막에서 땀을 흘린 뒤 능선에서 오래 머물면 몸이 금방 식을 수 있어 가벼운 방풍 재킷이나 겉옷을 챙기는 편이 좋다. 

사진을 찍거나 억새밭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하산 시간도 늦어진다. 특히 신불산이나 영축산처럼 정상과 능선을 함께 걷는 코스는 간월재만 다녀오는 일정과 같은 기준으로 잡으면 안 된다. 일몰 직전까지 정상에 머무르기보다 내려오는 데 필요한 시간을 먼저 남겨두고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

전체 산악지대 약 255㎢·해발 1000m 안팎 봉우리 9곳
가장 큰 억새 군락 사자평 약 413만 2231㎡
신불산·영축산 억새평원 약 198만 3471㎡
간월재 억새 군락 약 33만 578㎡
하늘억새길 전체 29.7km·5개 구간
간월재 최단 코스 배내2공영주차장 출발·왕복 약 3시간
산행 전 확인 하산 시간·방풍 재킷·물·간단한 먹거리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10월 주말에는 간월재와 신불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복합웰컴센터를 출발점으로 잡았다면 오전 일찍 산행을 시작해 주차와 하산 시간을 함께 계산한다.

- 해발 1000m 안팎의 능선은 산 아래보다 바람이 강하고 기온도 낮아질 수 있어 얇은 재킷과 물, 간단한 먹거리를 가방에 따로 챙긴다.

- 간월재까지만 다녀올지 신불산·영축산까지 능선을 이어 걸을지에 따라 거리와 시간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출발 전에 돌아올 지점과 하산 경로를 먼저 정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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