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유독 좋아한 이유가 있네요… 60년 된 편백나무 250만 그루 사이로 걷는 전남 숲길

키 큰 나무 사이로 임도와 데크길이 나란히 이어지는 축령산 숲길. / 전남 공식 SNS
키 큰 나무 사이로 임도와 데크길이 나란히 이어지는 축령산 숲길. / 전남 공식 SNS

10월로 접어들면 한낮의 더위가 누그러지면서 가파른 산길보다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숲길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풍경뿐 아니라 걷는 길의 경사와 이동 거리도 함께 살펴야 한다. 돌계단이나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는 산길은 짧은 거리라도 쉽게 지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 장성군 축령산에는 비교적 완만하게 걸을 수 있는 숲길이 여러 갈래로 이어진다. 1950년대부터 가꿔온 편백·삼나무 숲 사이로 임도와 산책로가 놓여 있고, 추암리에는 계단을 없애고 경사를 완만하게 만든 860m 길이의 '하늘숲길'도 조성돼 있다. 긴 산행을 하지 않아도 숲 안쪽까지 들어갈 수 있어 부모님이나 어린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좋다.

황폐했던 산에 250만 그루 심어 만든 축령산 숲

곧게 뻗은 나무들이 울창하게 들어선 축령산 숲과 목조 산책로. / 전남 공식 SNS
곧게 뻗은 나무들이 울창하게 들어선 축령산 숲과 목조 산책로. / 전남 공식 SNS

지금의 울창한 축령산 숲은 처음부터 나무가 빽빽했던 곳이 아니다. 일제강점기의 벌목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산림이 크게 훼손됐고, 이후 독림가 춘원 임종국 선생이 1956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숲의 모습이 달라졌다.

임종국 선생은 축령산 일대에 삼나무 62ha와 편백나무 143ha를 비롯해 낙엽송 등 여러 수종을 꾸준히 심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당시 심은 나무는 모두 약 250만 그루에 이른다. 

수십 년에 걸친 조림이 이어지면서 황폐했던 산은 지금의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다. 이후 산림청은 이 일대 가운데 388ha를 매입해 관리해 왔으며, 현재 축령산 주변에는 편백과 삼나무가 이어지는 상록수림이 약 1150ha 규모로 펼쳐져 있다. 장성군은 이곳의 나무 수령을 대체로 50~70년가량으로 소개하고 있다.

계단 없앤 860m 데크길, 부모님과 걷기 좋은 하늘숲길

아치형 목조 구조물이 숲과 어우러진 축령산 하늘숲길. / 전남 공식 SNS
아치형 목조 구조물이 숲과 어우러진 축령산 하늘숲길. / 전남 공식 SNS

축령산에는 짧게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부터 몇 시간씩 이어지는 숲길까지 여러 코스가 마련돼 있다. 그중 부모님이나 어린아이와 함께 찾는다면 추암리 쪽 하늘숲길이 걷기 편한 편이다.

하늘숲길은 길이 860m의 무장애 목조 산책로다. 계단을 없애고 경사를 완만하게 조성했으며, 일부 구간은 지면에서 최대 10m 높이까지 올라간다. 덕분에 가파른 산길을 오르지 않고도 편백과 삼나무가 이어지는 숲을 조금 높은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목교와 전망 공간, 쉼터가 차례로 나온다. 가파른 오르막을 계속 오르지 않아도 되고 중간중간 앉아 쉴 수 있어 오래 걷기 어려운 사람도 편백과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을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

3.8km부터 9km까지, 체력에 맞춰 고르는 축령산 숲길

모암주차장과 산림치유센터, 금곡마을 방향을 안내하는 숲속 이정표. / 전남 공식 SNS
모암주차장과 산림치유센터, 금곡마을 방향을 안내하는 숲속 이정표. / 전남 공식 SNS

하늘숲길보다 더 오래 걷고 싶다면 축령산 곳곳으로 이어지는 산소(O2)길을 이용할 수 있다. 장성군이 소개하는 산소길은 모두 4개 구간으로 나뉘며 전체 길이는 23.6km다. 각 구간은 9km, 6.3km, 4.5km, 3.8km로 구성돼 있다.

이 길은 모암마을과 금곡영화마을, 추암마을, 대덕마을 등 축령산 주변 마을을 숲길로 연결한다. 짧은 산책보다는 일정 시간을 두고 편백·삼나무 숲을 깊숙이 걷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코스다. 구간마다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머무를 시간과 체력에 맞춰 한 곳을 골라 걷는 방식으로 이용하면 된다.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드는 데크길을 따라 산책하는 방문객들. / 전남 공식 SNS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드는 데크길을 따라 산책하는 방문객들. / 전남 공식 SNS

산소길 외에도 건강숲길과 숲내음숲길, 맨발숲길, 물소리숲길 등이 곳곳에 이어진다. 짧게 걷고 싶다면 가까운 숲길만 둘러보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산소길 일부 구간까지 이어서 걸을 수 있다. 처음부터 여러 코스를 모두 돌아보기보다 걷는 시간과 체력을 생각해 한두 곳을 골라 둘러보는 편이 좋다.

축령산 편백숲은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별도의 비용 없이 숲길을 걸을 수 있으며, 국립장성숲체원의 숙박시설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만 요금이 따로 발생한다.

하늘숲길과 가까운 추암주차장에서 출발

울창한 숲 사이를 굽이굽이 잇는 축령산 목조 데크길. / 전남 공식 SNS
울창한 숲 사이를 굽이굽이 잇는 축령산 목조 데크길. / 전남 공식 SNS

축령산 편백숲은 추암·모암·대덕·금곡 방면 등 여러 곳에서 들어갈 수 있다. 어느 숲길을 걸을지에 따라 이용하는 주차장도 달라지기 때문에 하늘숲길을 찾는다면 추암리 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편하다.

하늘숲길과 가까운 곳은 추암주차장(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669)이다. 하늘숲길이 추암리 쪽에 있어 이곳에 차를 세우면 다른 진입로를 거치지 않고 편백숲과 데크길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숲 규모 편백·삼나무 숲 약 1150ha
조림 나무 약 250만 그루
나무 수령 대체로 50~70년
하늘숲길 860m 무장애 목조 산책로
산소길 총 23.6km·4개 구간
입장·주차 무료
하늘숲길 주차 추암주차장·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669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하늘숲길을 걸을 계획이라면 내비게이션에 축령산만 입력하지 말고 추암주차장(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669)을 목적지로 설정한다.

- 축령산 편백숲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없지만 국립장성숲체원의 숙박시설과 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별도 요금이 있다.

- 10월에는 숲 안쪽이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어 운동화와 얇은 겉옷을 챙기고 부모님과 함께라면 860m 하늘숲길부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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