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산보다 여기가 더 좋습니다… 단풍과 한옥 풍경이 어우러진 가을 사찰 3곳

붉은 애기단풍과 백학봉이 수면에 비치는 장성 백양사 쌍계루. (AI 생성) / 온더투어
붉은 애기단풍과 백학봉이 수면에 비치는 장성 백양사 쌍계루. (AI 생성) / 온더투어

10월로 접어들면 산과 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면서 단풍을 보러 떠나는 발걸음도 부쩍 늘어난다. 가을 산은 아름답지만 가파른 오르막과 긴 등산 코스가 부담스러워 선뜻 나서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런 날에는 높은 정상 대신 산자락에 자리한 사찰을 찾아가도 계절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붉게 물든 나무 사이로 기와지붕과 오래된 처마가 어우러지고, 돌담과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적한 가을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등산 부담은 덜면서 단풍과 한옥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는 국내 가을 사찰 3곳을 소개한다.

1. 연못과 애기단풍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남 장성 백양사'

붉고 노란 단풍 사이로 이어지는 장성 백양사 산책길. (AI 생성) / 온더투어
붉고 노란 단풍 사이로 이어지는 장성 백양사 산책길. (AI 생성) / 온더투어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암산 자락에 자리한 백양사는 가을이면 붉게 물든 애기단풍을 보려는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백양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단풍은 잎이 작고 색이 고와 '애기단풍'이라 불린다. 해마다 날씨에 따라 시기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체로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붉은색이 짙어진다.

주차장에서 사찰 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계곡을 따라 숲길이 이어지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백학봉의 하얀 암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쌍계루에 도착하면 백학봉과 누각, 단풍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바람이 없는 날에는 잔잔한 연못 위에 주변 풍경이 그대로 담겨 백양사를 떠올리게 하는 가을 장면이 만들어진다.

쌍계루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건축물도 차례로 만난다. 백양사는 632년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며 대웅전과 극락보전, 사천왕문 등이 남아 있다. 소요대사부도는 보물로 지정돼 있고, 비자나무숲과 고불매도 국가유산으로 관리된다. 붉은 잎이 내려앉은 나무 사이로 기와지붕과 짙은 나무 기둥이 이어져 가을철에는 걷는 길마다 장면이 달라진다.

백양사는 백암산 등산로와 연결돼 있지만 단풍 구경이 목적이라면 백학봉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쌍계루를 중심으로 계곡과 사찰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백암산의 가을 풍경을 충분히 볼 수 있다. 백학봉 쪽으로 들어서면 경사가 커지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어린아이와 함께 간다면 쌍계루와 사찰 주변에서 일정을 잡는 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단풍철 주말에는 오전이 지나면서 차량과 방문객이 빠르게 늘어난다. 한결 한산하게 둘러보려면 아침 시간에 도착하는 일정이 좋다. 비가 내린 다음 날에는 돌길과 낙엽이 젖어 발이 미끄러질 수 있어 굽이 높은 신발보다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를 준비한다.

백양사는 높은 곳까지 오르지 않아도 연못과 계곡, 백학봉, 애기단풍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쌍계루 앞에서는 가을빛으로 물든 백암산 풍경이 넓게 펼쳐져 산을 오래 걷지 않고도 단풍철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위치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암산 자락
가을 풍경 애기단풍·백학봉·쌍계루
단풍 시기 10월 말~11월 초
걷기 난이도 쌍계루·사찰 주변은 비교적 부담 적음
관람 포인트 연못에 비친 쌍계루와 백학봉

2. 노란 은행나무길 끝에서 만나는 무량수전, 경북 '영주 부석사'

노란 은행잎이 내려앉은 영주 부석사 진입길. (AI 생성) / 온더투어
노란 은행잎이 내려앉은 영주 부석사 진입길. (AI 생성) / 온더투어

경북 영주시 봉황산 중턱에 자리한 부석사는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길로 여행객을 맞는다. 입구부터 사찰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 양옆에 은행나무가 늘어서 있어 10월이 깊어질수록 길 전체가 노란빛으로 바뀐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흙길과 돌계단 주변까지 노랗게 덮여 가을철 부석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장면을 만든다.

가을 산을 배경으로 자리한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석등. (AI 생성) / 온더투어
가을 산을 배경으로 자리한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석등. (AI 생성) / 온더투어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인 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름은 무량수전 뒤쪽에 있는 바위에서 비롯됐으며, 의상대사와 선묘에 얽힌 설화도 함께 전해진다. 오래된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공간을 따라 걷다 보면 은행나무와 돌담, 목조건물이 차례로 나타나 사찰 전체를 둘러보는 재미가 크다.

입구에서 무량수전까지는 완만한 길만 계속되지 않는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경사가 높아지고 돌계단도 여러 차례 만나게 된다. 높은 산을 오르는 등산 코스와 비교하면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백양사나 월정사보다 오르내림이 있어 다리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부모님이나 무릎이 불편한 가족과 함께 방문한다면 중간에 쉬는 시간을 두고 서두르지 않는 일정이 잘 맞는다.

계단을 따라 위쪽으로 올라가면 국보로 지정된 무량수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려시대 목조건축으로 알려진 무량수전 앞에는 또 다른 국보인 석등이 자리한다. 아래에서부터 높이를 달리하며 배치된 건물을 지나 무량수전 앞마당에 서면 봉황산 자락과 사찰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석사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통도사와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와 함께 등재된 사찰로, 오랜 세월 이어진 산사의 공간을 지금도 살펴볼 수 있다. 가을에는 노란 은행잎 사이로 기와지붕과 나무 기둥이 이어져 부석사만의 계절 풍경을 볼 수 있다.

위치 경북 영주시 봉황산 중턱
가을 풍경 은행나무길·돌담·기와지붕
주요 문화재 무량수전·석등
걷기 난이도 오르막과 돌계단이 여러 차례 이어짐
관람 포인트 은행나무길 끝에서 만나는 무량수전

3. 하늘 높이 솟은 전나무숲을 걷는 강원 평창 '월정사'

울창한 전나무와 가을 단풍이 어우러진 평창 월정사 전나무숲길. (AI 생성) / 온더투어
울창한 전나무와 가을 단풍이 어우러진 평창 월정사 전나무숲길. (AI 생성) / 온더투어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에 자리한 월정사는 울창한 전나무숲으로 이름난 사찰이다. 가을이 찾아오면 짙은 초록빛 전나무 사이로 단풍나무가 붉고 노랗게 물들어 한 가지 색으로 가득 찬 단풍 명소와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키 큰 나무가 길 양쪽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어 입구에서 숲 안으로 걸음을 옮길수록 자동차 소리는 멀어지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가까워진다.

월정사로 들어가기 전에는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약 1㎞에 걸쳐 조성된 전나무숲길을 지나게 된다. 주변에는 전나무 약 1700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수십 미터 높이까지 곧게 뻗은 나무들이 길 양쪽에 늘어서 있다. 고개를 들면 촘촘한 가지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발아래에는 흙길과 떨어진 낙엽이 깔려 있어 가을 숲을 걸으러 온 여행객들이 오래 머무는 구간이기도 하다.

전나무숲길을 빠져나와 금강교를 건너면 월정사 건물이 차례로 보이기 시작한다. 사찰 중심에는 국보인 팔각 구층석탑이 자리한다. 고려시대에 세워진 석탑으로 팔각형 2단 기단 위에 9층 탑신을 올린 모습이 눈에 띈다. 숲을 걸은 뒤 사찰 안까지 둘러보면 높게 솟은 전나무부터 오래된 석탑과 기와지붕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다.

월정사는 높은 봉우리까지 올라가지 않고 오대산 숲을 걸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다. 일주문에서 금강교를 지나 사찰을 둘러보는 일정이라면 긴 등산 코스를 잡지 않아도 된다. 가파른 길을 오래 올라가기보다 숲을 걷고 문화재를 둘러보는 데 시간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다.

다만 월정사에서 상원사나 오대산 안쪽으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준비가 달라진다. 이동 거리가 길어지고 산길도 만나게 되므로 출발 전 국립공원 탐방 정보를 확인하고 소요 시간을 충분히 잡아야 한다.

위치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가을 풍경 전나무숲·붉고 노란 단풍
숲길 일주문~금강교 약 1km
걷기 난이도 사찰 관람 기준 비교적 부담 적음
관람 포인트 전나무숲길과 팔각 구층석탑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