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평 갈대밭이 160만 평으로 커졌다니… 철새 230여 종이 날아드는 국가 명승지

가을빛으로 물든 순천만 갈대밭 사이 탐방로를 걷는 관광객들. / 순천만습지
가을빛으로 물든 순천만 갈대밭 사이 탐방로를 걷는 관광객들. / 순천만습지

10월의 순천만습지는 갈대가 누렇게 익어가며 가을빛이 짙어진다. 바람이 불면 사람 키를 넘긴 갈대가 한쪽으로 일렁이고, 물이 빠진 갯벌에는 철새가 내려앉는다. 산마다 단풍이 번지는 시기지만 순천만에서는 갈대와 갯벌이 계절의 색을 만든다. 갈대는 지난 9월부터 누런빛을 띠기 시작해 10월에 가을 풍경을 이루고, 오는 11월이 되면 홑씨가 날리기 시작한다.

순천만은 동천과 이사천의 물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다. 강을 따라 내려온 흙과 유기물이 오랜 시간 쌓이고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면서 넓은 갯벌과 염습지가 형성됐다. 시작은 약 8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시간 만들어진 갯벌 위로 갈대 군락이 퍼졌고, 지금은 철새와 갯벌 생물을 함께 볼 수 있는 순천의 가을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15만 평에서 160만 평으로 넓어진 갈대 군락

순천만 갈대밭을 걷다 카메라로 풍경을 담는 관광객들. / 순천만습지
순천만 갈대밭을 걷다 카메라로 풍경을 담는 관광객들. / 순천만습지

순천만 갈대 군락은 약 5.4㎢, 160만 평 규모로 펼쳐져 있다. 나무 데크로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길 양옆으로 빽빽하게 자란 갈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걷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 풍경도 조금씩 달라진다. 갈대 사이로 갯골이 이어지고, 물이 빠지는 시간에는 넓은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갯골을 따라 물이 차오르면서 같은 탐방로에서도 시간대마다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탐방로에서 보는 범위는 전체 갈대밭의 일부다.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군락이 길게 이어지고, 용산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갈대밭 너머 순천만 전체가 조금씩 넓게 들어오기 시작한다. 

누렇게 물든 갈대 곁으로 붉어지는 칠면초

가을이 되면서 붉게 물든 순천만 갯벌의 칠면초. / 순천만습지
가을이 되면서 붉게 물든 순천만 갯벌의 칠면초. / 순천만습지

갈대밭 주변 갯벌에서는 붉게 물든 칠면초도 볼 수 있다. 칠면초는 소금기가 있는 갯벌에서 자라는 식물로, 봄과 여름에는 초록빛을 띠다가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다. 오는 10월에는 누렇게 익은 갈대와 붉은 칠면초가 나란히 펼쳐져 순천만만의 가을 풍경을 만든다.

순천만의 갈대를 억새로 생각하기 쉽지만 두 식물은 주로 자라는 곳이 다르다. 갈대는 강가와 하구, 습지처럼 물기가 많은 곳에서 많이 자라고, 억새는 산과 들처럼 비교적 마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흑두루미 등 230여 종 철새가 찾는 순천만

순천만 인근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는 흑두루미 무리. / 순천만습지
순천만 인근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는 흑두루미 무리. / 순천만습지

 가을이 깊어지면 순천만에서는 갈대밭뿐 아니라 철새도 쉽게 볼 수 있다. 순천시 관광 자료에 따르면 순천만에는 흑두루미를 비롯해 검은머리갈매기, 황새,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등 230여 종의 새가 찾아오며, 멸종위기종도 30여 종에 이른다. 겨울에는 재두루미와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도 순천만에서 겨울을 난다.

특히 흑두루미는 순천만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철새다. 갯벌과 주변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고 날이 저물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순천만 갯벌은 2003년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2006년 1월 20일에는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 2008년에는 순천만 일대가 국가 명승 제41호로 지정됐다. 이어 순천만이 포함된 보성·순천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한국의 갯벌'에 이름을 올렸다. 2026년에는 세계유산 구역이 넓어지면서 보성·순천·여수·고흥 갯벌까지 포함됐다.

철새를 볼 때는 정해진 탐방로 안에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갯벌로 직접 내려가거나 갈대밭 안으로 들어가면 쉬고 있는 새들이 놀라 날아갈 수 있고 식물도 훼손될 수 있다. 망원경이나 망원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준비하면 탐방로에서도 갯벌에 내려앉은 철새를 비교적 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새로 문 연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S자 수로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순천만의 넓은 갯벌과 굽은 물길. /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순천만의 넓은 갯벌과 굽은 물길. / 순천만습지

갈대밭을 지나 용산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용산전망대로 이어진다. 현재 전망대는 2025년 7월 11일 새로 문을 연 2층 목재 건물이다. 2010년에 세운 기존 전망대는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아 철거됐으며, 이후 건축면적 124.88㎡ 규모로 새로 지었다. 용산 높이는 약 77m이며 입구에서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약 30분 정도 걸린다.

전망대에 오르면 넓게 펼쳐진 순천만과 갯벌 사이로 굽어 나가는 S자 수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썰물 때는 갯벌 사이로 이어진 물길의 모양이 선명하게 보이고, 밀물이 들어오면 수로를 따라 물이 차오르며 풍경이 달라진다. 주변으로 펼쳐진 갈대밭과 갯벌, 바다까지 함께 내려다볼 수 있어 순천만의 넓이를 실감하기에도 좋다.

일몰을 볼 계획이라면 전망대까지 걷는 시간도 미리 생각해야 한다. 용산 입구에서 약 30분을 올라야 하고 중간에 쉬거나 사진을 찍는 시간까지 더하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10월에는 해가 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는 만큼 일몰 직전에 출발하기보다 여유 있게 전망대에 오른 뒤 밝을 때 내려오는 편이 안전하다.

순천만습지 입장료와 국가정원 이용 정보

갈대밭 위로 무리를 지어 날아오르는 순천만의 철새들. / 순천만습지
갈대밭 위로 무리를 지어 날아오르는 순천만의 철새들. / 순천만습지

순천만습지 입장 시간은 계절마다 다르다. 3~4월과 9~10월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할 수 있고, 5~8월은 오후 7시, 11~2월은 오후 5시에 입장이 마감된다. 관람은 입장 마감 뒤 1시간까지 가능하다. 10월에 찾는다면 오후 6시 전에 매표와 입장을 마쳐야 한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성인 1만 원, 청소년과 군인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순천시민은 성인 2000원, 청소년과 군인 1500원이며 어린이는 무료다. 단체는 20명 이상부터 별도 요금이 적용되고, 할인이나 무료 입장 대상자는 신분증이나 관련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순천만습지 입장권은 당일 순천만국가정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국가정원에서 먼저 입장한 뒤 순천만습지로 이동해도 되고, 순천만습지를 둘러본 뒤 국가정원으로 넘어가도 된다. 두 곳은 약 7㎞ 떨어져 있어 차량이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편이 편하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순천만습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 요금은 이륜차 500원, 소형차 3000원, 대형차 5000원이며 1000cc 미만 경차는 50% 할인된다. 순천만습지 주소는 전남 순천시 순천만길 513-25다. 갈대밭과 용산전망대까지 함께 둘러볼 계획이라면 걷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편한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신고 가는 편이 좋다.

갈대 군락 약 5.4㎢·160만 평
철새 약 230종
10월 입장시간 오전 8시~오후 6시
성인 입장료 1만 원
용산전망대 입구에서 도보 약 30분
소형차 주차 3000원
주소 전남 순천시 순천만길 513-25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용산전망대까지 걷는 시간을 생각해 해가 지기 최소 1시간 전에는 무진교를 지난다.

- 순천만습지 입장권으로 같은 날 순천만국가정원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 해가 지면 갯벌 주변 바람이 빠르게 차가워지므로 얇은 겉옷을 챙겨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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