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화보 촬영지로 입소문 났다…" 은빛과 분홍빛이 한꺼번에 펼쳐지는 13만㎡ 규모 수목원

분홍빛 핑크뮬리 너머로 키 큰 팜파스가 이어지는 청산수목원 가을 풍경. / 충남관광
분홍빛 핑크뮬리 너머로 키 큰 팜파스가 이어지는 청산수목원 가을 풍경. / 충남관광

10월에 들어서면 태안은 바다뿐 아니라 들판과 정원에서도 가을 기운이 짙어진다. 한낮에는 햇볕이 따뜻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여름 내내 초록빛이 가득했던 풍경에도 조금씩 계절색이 더해진다. 해수욕장과 해안 풍경으로 잘 알려진 태안에서 이맘때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곳이 충남 태안군 남면에 자리한 청산수목원이다.

여름 동안 연과 수련이 연못을 가득 채웠던 청산수목원은 8월 하순을 지나면서 가을 풍경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팜파스가 크림빛 꽃이삭을 올리고, 그 주변으로 핑크뮬리가 분홍빛을 더하면서 넓은 정원은 여름과는 다른 분위기로 채워진다. 키가 큰 팜파스와 낮게 퍼지는 핑크뮬리가 한 공간에 이어져 있어 걷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

청산수목원에는 연과 수련을 비롯한 수생식물과 여러 수목, 야생화가 함께 자라고 있다. 계절마다 볼 수 있는 식물이 달라 여름에는 연못 주변을 찾는 사람이 많고, 가을에는 팜파스와 핑크뮬리 군락을 따라 걷는 발길이 늘어난다. 태안군 관광 안내 기준으로 두 식물은 8월 하순부터 11월 사이에 볼 수 있으며, 10월에는 은빛 팜파스와 분홍빛 핑크뮬리를 함께 볼 수 있다.

사람 키를 훌쩍 넘겨 자라는 팜파스

파란 하늘 아래 사람 키보다 높게 자란 팜파스 군락 . / 충남관광
파란 하늘 아래 사람 키보다 높게 자란 팜파스 군락 . / 충남관광

가을 청산수목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팜파스그라스가 눈에 들어온다. 남아메리카 초원 지대가 원산지인 벼과 여러해살이풀로, 크게 자란 것은 높이가 2~3m에 이른다. 멀리서 보면 억새와 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크기와 꽃이삭 모양에서 차이가 크다.

팜파스는 줄기 끝에 크림색과 은백색을 띠는 커다란 꽃이삭이 달린다. 이삭은 억새보다 굵고 넓게 퍼지며,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흰색이나 옅은 베이지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성인보다 높이 자란 팜파스 사이를 걸으면 꽃이삭이 머리 위까지 올라와 숲길 사이를 걷는 듯한 풍경이 만들어진다.

청산수목원에서는 이런 팜파스를 산책길 주변에서 넓은 군락으로 볼 수 있다. 평평한 정원에 키 큰 줄기가 빽빽하게 이어져 있어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이 팜파스로 채워진다. 산비탈에서 흔히 보는 억새밭과는 모습이 달라, 넓은 평원에 팜파스가 자라는 남미 초원을 떠올리게 한다.

가을바람이 불면 긴 줄기 끝에 달린 꽃이삭도 천천히 흔들린다. 바람이 한쪽으로 지나갈 때마다 수많은 이삭이 함께 기울었다가 다시 올라오면서 은빛 물결처럼 이어진다. 다만 팜파스 잎 가장자리는 손에 스치면 따가울 정도로 거친 편이라 사진을 찍을 때는 식물 사이로 들어가기보다 정해진 산책길을 따라 걷는 편이 안전하다.

팜파스 아래로 낮게 퍼지는 분홍빛 핑크뮬리

산책로 주변을 가득 채운 분홍빛 핑크뮬리. / 충남관광
산책로 주변을 가득 채운 분홍빛 핑크뮬리. / 충남관광

팜파스 구역을 지나면 이번에는 낮게 퍼진 핑크뮬리가 산책길 주변을 채운다. 분홍쥐꼬리새라고도 불리는 핑크뮬리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여러해살이풀로, 여름에는 녹색 잎이 자라다가 날씨가 서늘해지는 가을부터 가느다란 꽃이삭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꽃이삭에는 분홍빛이 더해진다. 가까이에서 보면 가는 줄기와 이삭이 촘촘하게 얽혀 있고, 조금 떨어져 바라보면 여러 포기가 한데 겹치면서 분홍색 안개가 들판 위에 내려앉은 듯한 풍경이 만들어진다. 

청산수목원에서는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는 팜파스와 낮게 퍼지는 핑크뮬리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볼 수 있다. 팜파스가 위쪽을 은빛 이삭으로 채운다면 핑크뮬리는 산책길 옆 낮은 공간을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높이와 모양이 다른 두 식물이 나란히 이어져 있어 길을 따라 걷는 동안 풍경이 자연스럽게 바뀐다.

핑크뮬리는 날씨에 따라 보이는 모습도 조금씩 달라진다. 비가 내린 뒤에는 가는 꽃이삭이 젖어 서로 붙으면서 색이 진하게 보일 수 있고, 햇볕이 나는 날에는 마른 이삭이 다시 퍼지면서 부드러운 분홍빛이 살아난다. 10월에는 꽃이삭이 충분히 올라온 구간이 많아 팜파스와 함께 청산수목원의 가을 풍경을 보기 좋은 시기다.

연꽃과 수련을 따라 걷는 수생정원

수생정원 연못에 펼쳐진 대형 수련잎과 메타세쿼이아. / 대한민국 구석구석
수생정원 연못에 펼쳐진 대형 수련잎과 메타세쿼이아. / 대한민국 구석구석

팜파스와 핑크뮬리 구역을 지나면 청산수목원이 오랫동안 가꿔온 수생정원을 만날 수 있다. 연못에는 연과 수련이 자라고 주변에는 꽃창포를 비롯한 습지식물이 자리해, 넓은 풀밭을 걷던 길과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여름에는 연꽃이 수면을 가득 채우고, 가을로 접어들면 꽃이 진 자리와 연잎이 남아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연못 가장자리를 따라 난 길을 걷다 보면 물 위에 떠 있는 수련과 커다란 연잎이 가까이 보인다. 한여름처럼 꽃이 빽빽하게 피어 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가을에는 누렇게 색이 바뀐 연잎과 아직 초록빛을 간직한 잎이 섞이면서 여름과는 다른 풍경을 만든다. 물가 주변으로 나무까지 자리해 팜파스 구역을 걸은 뒤 잠시 천천히 둘러보기에도 좋다.

연못 주변에는 모네의 연원과 고흐브리지도 있다. 모네의 연원은 수련이 떠 있는 연못을 따라 걷도록 꾸며졌고, 고흐브리지는 물가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주변 나무와 어우러져 사진을 남기는 사람이 많이 찾는다. 정원 안을 걷다 자연스럽게 연못과 다리를 차례로 만나게 돼 별도의 관람 코스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수생정원을 지나면 홍가시나무길과 황금메타세쿼이아길 같은 나무 산책길도 만날 수 있다. 청산수목원에는 수생식물부터 수목과 야생화까지 약 600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어 팜파스와 핑크뮬리를 본 뒤에도 둘러볼 곳이 남아 있다. 

밀레정원과 미로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길

가을 햇살이 비치는 청산수목원 나무 산책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가을 햇살이 비치는 청산수목원 나무 산책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수생정원을 지나면 연못과는 분위기가 다른 정원들이 차례로 나온다. 먼저 만나는 밀레정원에는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조형물이 나무와 잔디 사이에 놓여 있다. 실내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정원 안을 걸으면서 조형물과 주변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면 삼족오미로공원이 나온다. 곧게 뻗은 길을 따라 지나가는 산책로와 달리 나무 사이로 난 길을 찾아 걸어야 해 아이들과 함께 찾은 가족이 머물기에도 좋다. 주변에는 피타고라스정원과 만다라정원도 이어져 있어 길을 따라 이동할 때마다 나무와 조형물이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런 정원들이 이어지다 보니 청산수목원에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자주 볼 수 있다. 태안군 관광 안내에도 웨딩 촬영 장소와 연인들의 산책 장소로 소개돼 있다. 연못과 다리, 잔디밭, 나무길을 차례로 지나게 돼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아도 서로 다른 배경에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웨딩 스냅처럼 드레스나 촬영 장비를 가져가는 경우에는 방문 전에 촬영 기준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일반 관람과 별도로 적용되는 규정이나 장비 반입 기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나들이로 찾았다면 따로 촬영 구역을 찾지 않아도 산책길을 따라 걷는 동안 곳곳에서 사진을 남길 만한 장소를 만날 수 있다.

붉은 하트 조형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청산수목원 포토존. / 충남관광
붉은 하트 조형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청산수목원 포토존. / 충남관광

알파카도 만날 수 있는 청산수목원

청산수목원 동물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알파카. / 대한민국 구석구석
청산수목원 동물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알파카. / 대한민국 구석구석

정원과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수목원 한쪽에서 알파카와 염소를 만날 수 있다. 꽃과 나무가 이어지던 길 끝에 동물이 머무는 공간이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청산수목원은 하절기와 봄·동절기의 운영시간이 다르다. 6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8시에 문을 열고 오후 7시에 마감하며, 입장은 일몰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4월부터 5월,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6시 전후에 마감한다. 휴무일 없이 연중 운영하며, 수목원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보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팜파스와 핑크뮬리 시즌 일반 입장료는 1만 3000원이다. 청소년은 1만 원, 3세부터 7세까지 유아는 8000원이며 단체와 할인 대상에는 별도 요금이 적용된다. 반려동물은 5kg 이하에 한해 입장할 수 있고 별도 요금이 붙는다. 입장료와 반려동물 입장 기준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목원 둘러본 뒤 몽산포 바다까지 이어지는 하루

청산수목원을 충분히 둘러봤다면 가까운 서해안으로 이동해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같은 남면에는 몽산포해수욕장과 청포대해수욕장, 마검포해수욕장이 있고 몽산포항과 마검포항도 가까운 거리에 자리한다. 오전에 수목원에 들어가 팜파스와 핑크뮬리, 수생정원과 여러 산책길을 둘러본 뒤 오후에 바다로 이동하면 태안의 가을 정원과 서해 풍경을 하루에 함께 볼 수 있다.

특히 몽산포 일대는 넓은 백사장과 소나무 숲이 이어져 수목원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낮 동안 정원을 걸은 뒤 해가 기울 무렵 바닷가로 이동하면 서해로 떨어지는 노을까지 볼 수 있어 하루 일정을 짜기도 어렵지 않다.

구분 내용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
하절기 운영 6~10월 오전 8시~오후 7시
봄·동절기 운영 4~5월·11~3월 오전 9시~오후 6시 전후
휴무 연중무휴
관람 시간 약 1시간~1시간 30분
일반 입장료 1만 3000원
청소년 1만 원
유아 8000원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오전에 수목원부터 둘러보기

팜파스와 핑크뮬리까지 천천히 보려면 오전에 들어가는 편이 좋다. 사람이 몰리기 전이라 산책하기 편하고, 오후에는 몽산포나 청포대 쪽 바다로 이동하기도 수월하다.

2. 비 온 다음 날은 흙길 상태 확인하기

수목원 안에는 흙길과 잔디 주변을 걷는 구간이 있다. 비가 온 뒤에는 바닥이 질거나 미끄러울 수 있어 굽이 높은 신발보다 바닥이 편한 운동화가 잘 맞는다.

3. 늦은 오후 방문 전 입장 마감 시간 확인하기

청산수목원은 계절과 일몰 시각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10월에는 해가 빠르게 짧아지는 만큼 오후 늦게 찾는다면 출발 전에 당일 입장 마감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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