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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면천면에는 오래된 읍성 안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대숲길이 있다. 영랑효공원 뒤편에 자리한 '대숲바람길'이다. 빽빽하게 솟은 대나무 사이로 좁은 오솔길이 이어지며, 지금은 면천읍성을 찾은 여행객들이 가볍게 걸어보는 산책 코스로 자리 잡았다.
대숲바람길이 만들어진 것은 2018년이다. 당시 면천면 주민자치위원회와 마을 주민들이 오랫동안 무성하게 자라 있던 대나무밭을 정비하고 사람이 지날 수 있는 길을 냈다. 대규모 시설을 새로 세우는 대신 기존 대숲의 모습을 살린 채 오솔길을 만들면서 마을 안에 작은 산책 공간이 생겼다.
숲길은 길지 않지만 주변까지 걸음을 넓히면 볼거리가 이어진다. 대숲을 나온 뒤 군자정과 골정지, 면천 은행나무, 면천읍성 성벽까지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한 번 길을 낸 뒤에도 주민들이 꾸준히 손질해온 대숲
대숲바람길은 조성된 뒤에도 주민들의 손길이 계속 이어졌다. 대나무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가지가 사방으로 뻗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통행 공간이 금세 좁아질 수 있다. 2021년에도 주민자치회와 면천면 직원들이 대나무 가지를 자르고 숲 주변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관리 방식도 대숲의 원래 모습을 크게 바꾸지 않는 쪽에 가깝다. 반듯하게 구획을 나누거나 넓은 포장길을 만드는 대신 사람이 지나가는 길 주변을 정돈했다. 굵기와 높이가 서로 다른 대나무가 촘촘하게 남아 있어 잘 꾸며진 정원보다는 오래 자란 마을 대숲을 걷는 느낌이 짙다.
길은 넓지 않은 오솔길 형태로 이어진다. 양옆으로 솟은 대나무가 시야를 채우고 위쪽에서는 잎이 겹쳐 작은 그늘을 만든다. 햇빛이 강한 날에도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빛이 잘게 나뉘어 들어오며, 바람이 불면 높은 곳의 댓잎이 한꺼번에 흔들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숲은 마을과 멀리 떨어진 산속에 있는 것도 아니다. 면천읍성 안 골목에서 걸어 들어갈 수 있어 성곽과 옛 건물을 둘러보다 잠깐 방향을 틀어 숲으로 들어가기 좋다. 별도의 관광단지처럼 공간이 나뉜 곳이 아니라 주민들이 생활하는 마을 안에 대숲길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면천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오래 걷지 않아도 되는 짧은 숲길 벤치와 쉼터도 마련
대숲바람길은 긴 산책을 준비해야 하는 코스는 아니다. 주요 구간만 천천히 둘러본다면 오래 걸리지 않아 면천읍성 안 다른 장소와 함께 보기 좋다. 식사 전후 잠깐 걷거나 읍성 내부를 둘러보는 도중 짧게 들르는 일정으로도 부담이 적다.
길 중간에는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한 번에 끝까지 지나가기보다 중간에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어 짧은 거리에서도 여유 있게 머물 수 있다.
노면은 대부분 흙길에 가깝고 일부 구간에는 완만한 오르내림이 있다. 출입구 주변에는 단차도 있어 평평한 공원 산책로를 생각하고 찾는다면 현장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비가 내린 직후에는 흙과 낙엽이 젖어 미끄러워질 수 있으므로 바닥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는 편이 좋다.
대숲바람길 바로 앞에는 별도 주차장이 없다. 차량은 면천읍성 주변 주차 공간에 세운 뒤 걸어서 들어가는 방식이 편하다. 읍성 안쪽은 골목이 좁은 곳이 많고 유적과 주민 생활공간이 함께 있어 차로 장소마다 이동하기보다 한 번 주차한 뒤 걸어서 둘러보는 편이 수월하다.
군자정 지나 안샘으로 이어지는 길 끝에 1100년 은행나무가 선다
대숲바람길을 나온 뒤에는 군자정과 안샘, 면천 은행나무를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서로 멀리 떨어진 장소가 아니라 면천읍성 안에서 걸어서 이어갈 수 있어 대숲 산책 뒤 그대로 이동하기 좋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군자정은 연못 가운데 작은 섬과 함께 자리한다. 군자지에 관한 기록은 고려 공민왕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후기인 1803년에는 당시 면천군수 유한재가 연못을 손보고 가운데 섬을 만든 뒤 정자를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옛 정자는 사라졌으며 현재 건물은 1994년 복원 과정에서 다시 세운 정자다.
군자정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안샘이 있다. 면천 지역에 전해지는 복지겸과 딸 영랑 이야기에 등장하는 우물이다.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이 병을 앓자 영랑이 아미산에서 진달래꽃을 따고 안샘의 물로 술을 빚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면천두견주와 영랑효공원의 이름도 이 이야기와 이어져 있다.
길을 조금 더 옮기면 거대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당진 면천 은행나무는 수령이 약 1100년으로 알려졌으며 2016년 천연기념물 제551호로 지정됐다. 두 나무 모두 줄기가 굵고 가지가 넓게 퍼져 있어 가까이 다가갈수록 크기가 더 크게 느껴진다.
은행나무에도 영랑과 관련된 이야기가 남아 있다. 아버지의 병이 낫기를 바라며 영랑이 집 앞에 두 그루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1439년 쌓은 면천읍성 따라 걸으면 박지원이 손본 골정지가 나온다
대숲바람길이 자리한 면천읍성은 세종 21년인 1439년에 돌로 쌓은 평지 읍성이다.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관아와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축조했으며, 지금도 복원된 성벽과 성문을 따라 옛 읍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성벽에서는 당시 공사 과정을 짐작할 수 있는 흔적도 발견됐다. 일부 성돌에는 축성 시기와 공사를 맡은 지역을 새긴 글자가 남아 있다. 현재의 충북 옥천과 충남 부여 석성, 홍성 결성에 해당하는 지명이 확인돼 여러 고을이 구간을 나눠 성을 쌓았던 사실을 보여준다.
성벽을 따라 걷다가 읍성 안쪽으로 들어가면 골정지에 닿는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로 지낼 당시 손본 연못으로, 면천에서 박지원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박지원은 1797년 면천군수로 부임했고 1800년 방치돼 있던 골정지를 다시 정비했다. 연못을 손봐 주변 논밭에 물을 댈 수 있도록 했으며, 오늘날까지 연못과 작은 섬이 남아 있다. 섬 위에는 초가지붕을 얹은 건곤일초정이 자리한다.
골정지는 계절마다 모습이 달라진다. 봄에는 주변에 벚꽃이 피고 여름에는 연못에 연꽃이 올라온다. 가을이 깊어지면 연못 주변 나무가 붉고 노랗게 물들면서 물 위에도 색이 비친다. 대숲에서 출발해 성벽을 지나 골정지까지 걷다 보면 빽빽한 숲길에서 넓은 연못으로 풍경이 바뀌어 한 코스 안에서도 서로 다른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면천읍성 2km 산책길 걷고 콩국수 거리까지
면천읍성 일대는 주요 장소가 가까이 모여 있어 대부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당진시가 면천읍성 걷기 행사에서 운영한 코스 가운데 하나는 약 2km였으며, 대숲바람길과 풍락루, 서문 외곽, 남문까지 포함하면 약 2.5km로 늘어난다.
거리만 보면 길지 않지만 실제 소요 시간은 걷는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성벽을 둘러보고 은행나무나 골정지에서 잠시 머물다 보면 2km 코스도 생각보다 여유 있게 돌아보게 된다.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걷는다면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편이 편하다.
차량은 읍성 주변에 세워둔 뒤 안쪽을 걸어서 둘러보는 방식이 수월하다. 골목이 좁은 구간이 있고 주민들이 생활하는 공간도 섞여 있어 장소마다 차를 옮기는 것보다 한 번 주차한 뒤 도보로 이동하는 편이 낫다.
산책 전후에는 면천 중심가의 콩국수 식당을 함께 찾을 수 있다. 읍성 주변에 콩국수를 파는 식당이 모여 있어 점심 일정과 묶기 쉽다. 다만 계절에 따라 판매 메뉴나 영업일이 달라지는 곳도 있어 방문 전에 영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구분 | 내용 |
|---|---|
| 위치 | 충남 당진시 면천면 면천읍성 일대 |
| 이용시간 | 연중 상시 개방 |
| 입장료 | 무료 |
| 산책 거리 | 면천읍성 주요 코스 약 2~2.5km |
| 주차 | 읍성 주변 주차 후 도보 이동 |
| 주변 볼거리 | 군자정·안샘·면천 은행나무·골정지·면천읍성 |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대숲바람길 앞에는 별도 주차장이 없어 면천읍성 주변에 차를 세운 뒤 걸어서 이동하는 편이 좋다.
- 비가 내린 뒤에는 흙길과 낙엽이 미끄러울 수 있어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준비하면 좋다.
- 면천 콩국수 식당은 계절과 가게 사정에 따라 영업일이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확인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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