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턱밑에서 안개가 거짓말처럼 걷힙니다… 연휴에만 4500명 다녀간 국내 단풍 트레킹 명소

옅은 운무 사이로 붉고 노란 단풍 능선이 펼쳐진 치악산 가을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옅은 운무 사이로 붉고 노란 단풍 능선이 펼쳐진 치악산 가을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치악산국립공원의 황골 탐방로가 단풍철을 맞아 산객으로 붐비고 있다. 국립공원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지난 10월 연휴 동안 이른 아침부터 4500명이 넘는 탐방객이 이 길을 올랐다.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해발 1288m 비로봉까지는 편도 4.1km, 왕복 8.2km이며 4시간 30분 안팎이 걸리고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단풍은 올해 10월 중순 이후부터 말까지 절정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는 이미 잎이 마르며 낙엽이 지기 시작했고, 그 아래 주능선과 암벽 일대에서는 옅은 수채화 같던 색이 날마다 짙어지는 중이다.

짙은 안개 속을 오르다 정상 턱밑에서 구름이 걷히는 순간

안개 낀 황골 탐방로를 따라 오르는 등산객의 뒷모습. (AI 생성) / 온더투어
안개 낀 황골 탐방로를 따라 오르는 등산객의 뒷모습. (AI 생성) / 온더투어

연휴 아침의 황골 탐방로는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짙은 가을 안개에 잠겨 있었다. 회색 구름이 숲 전체를 덮은 채 이어지던 오르막은 정상 바로 아래에서 달라진다. 구름이 걷히면서 비로봉 주능선 아래로 붉고 노란 단풍이 비단을 펼친 듯 이어지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치악산은 1973년 3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비로봉은 이 산의 최고봉이다. 이름은 꿩 치(雉)에 큰 산 악(岳)을 쓰는데, 상원사와 관련해 은혜 갚은 꿩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산행객 사이에서는 발끝에 돌이 치이고 악 소리가 절로 난다는 우스갯소리가 따라붙을 만큼 바위가 많은 산으로도 알려져 있다.

구룡사나 남대봉 대신 황골로 사람이 몰리는 이유

치악산에는 구룡사 방면의 긴 트레킹 코스와 남대봉 방면의 원거리 종주 코스가 있다. 이와 달리 황골 코스는 정상 비로봉을 가장 짧고 빠르게 오를 수 있는 길이어서 가을철 탐방객이 가장 많이 몰린다. 거리가 짧다고 쉬운 길은 아니다.

입석사 위쪽부터 주능선까지는 가파른 너덜 오르막이 이어져 난이도는 중급으로 분류된다.

구분 내용
출발지 황골탐방지원센터
정상 비로봉 해발 1288m
거리 편도 4.1km, 왕복 8.2km
소요 시간 왕복 약 4시간 30분~5시간
난이도 중급

자차와 버스 중 무엇을 고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들머리

길가에 핀 가을꽃과 단풍이 어우러진 황골 들머리 진입로. (AI 생성) / 온더투어
길가에 핀 가을꽃과 단풍이 어우러진 황골 들머리 진입로. (AI 생성) / 온더투어

자차 이용객은 황골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곧장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은 이미 해발고도가 꽤 올라앉은 자리여서 걷는 거리가 그만큼 줄어든다. 주차료는 당일 5000원이고, 주말에는 오전 9시 전후로 주차장이 빠르게 차므로 오전 8시 이전에 도착해야 한적하게 오를 수 있다.

대중교통은 원주역이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원주 시내버스 82번을 타고 '황골삼거리'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서 센터 쪽으로 포장도로 1.4km를 걸어 올라가야 하므로 산행 거리는 왕복 11km, 시간은 약 5시간으로 늘어난다. 길가에는 구절초와 산국이 노랗게 피어 있어 포장길을 걷는 동안에도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동 수단 이용 방법 비용·거리
자차 황골탐방지원센터 주차장 이용 주차료 당일 5000원
대중교통 원주 시내버스 82번, 황골삼거리 하차 도보 1.4km 추가, 왕복 11km

입석사 바위벽 단풍에서 깔딱고개, 쥐너미전망대까지

회색 바위벽 사이로 붉고 노란 단풍이 물든 입석사 주변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회색 바위벽 사이로 붉고 노란 단풍이 물든 입석사 주변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완만한 포장길을 지나면 신라 고찰 입석사 경내가 나온다. 절 주변에는 거대한 바위벽인 입석대가 우뚝 서 있고, 깎아지른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당단풍나무가 초록에서 붉은색으로 층층이 물들어 절벽 지대에 깊이를 더한다.

입석사 뒤편부터는 가파른 너덜지대인 깔딱고개가 시작된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구간이지만 오르막 중간에 데크 쉼터가 마련돼 있어 다리를 쉬어 갈 수 있다. 고갯마루를 넘어 입석사삼거리에 닿으면 경사가 누그러지고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능선 중간에 자리한 쥐너미전망대는 예전에 쥐 떼가 이곳을 넘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조망 명소다. 원주 시내가 내려다보이고, 구름과 운무가 몰아치는 날에도 바람이 길을 여는 순간 삼봉과 투구봉 능선이 액자처럼 드러난다.

순서 지점 볼거리
1 입석사·입석대 바위벽을 두른 당단풍
2 깔딱고개 데크 쉼터 가파른 너덜 구간의 휴식처
3 입석사삼거리 완만한 능선길 시작
4 쥐너미전망대 원주 시내, 삼봉·투구봉 능선

미륵불탑 세 기가 선 정상, 올라가기 전에 챙길 것들

쥐너미전망대를 지나 헬기장과 황장금표를 거치면 비로봉 삼거리가 나온다. 황장금표는 조선시대에 궁궐과 관아에서 쓰는 질 좋은 소나무, 황장목을 보호하려고 벌목을 막으며 세운 경계 표석이다. 삼거리의 마지막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거대한 미륵불탑 세 기가 서 있는 비로봉 정상에 닿는다. 

다만 10월의 고산 능선은 평지보다 기온이 크게 낮고 손끝이 시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분다. 정상에서 땀이 식으면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방풍 재킷과 얇은 장갑, 따뜻한 물을 담은 보온병을 배낭에 넣어 가야 한다.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이어지는 샛길은 출입이 금지돼 있어 정해진 탐방로만 이용해야 한다.

산행은 황골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상을 찍고 같은 길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방식이며, 총 4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항목 내용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소초면 황골로 426
입장료 전면 무료
단풍 절정 10월 중순 이후~말 예상
정상 준비물 방풍 재킷, 얇은 장갑, 보온병 물

해가 짧은 10월, 정상 욕심보다 하산 시간을 먼저 정해야 하는 이유

가을 산행에서는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올라가는 시간만큼 내려오는 시간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출발을 서둘러 오전 중에 정상에 서고, 해가 지기 전에 주차장이나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짜면 낙엽 쌓인 너덜길을 어둠 속에서 내려오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해 지기 전 하산 마무리와 헤드랜턴 준비

10월에는 해가 오후 6시 이전에 져서 산속은 더 일찍 어두워진다. 정상 도착이 늦어졌다면 오래 머물지 말고 바로 내려오고, 만일을 위해 헤드랜턴을 챙긴다.

2. 너덜 구간 대비 미끄럼 방지 등산화와 스틱

입석사 뒤편 오르막과 낙엽 덮인 내리막은 발이 미끄러지기 쉽다. 밑창이 단단한 등산화를 신고 스틱을 쓰면 무릎 부담을 덜 수 있다.

3. 버스 이용 시 82번 막차와 배차 간격 사전 확인

황골삼거리에서 시내로 돌아가는 82번 시간표를 출발 전에 확인해 둔다. 하산이 늦어져 버스를 놓치지 않도록 정상에서 내려오는 시간까지 넉넉히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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