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남은 47곳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세계유산 서원

경남 함양의 세계유산 남계서원 전경. / 함양군청
경남 함양의 세계유산 남계서원 전경. / 함양군청

경상남도 함양군 수동면에 자리한 남계서원은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지 않고 연중무휴로 문을 열어 두는 세계유산이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창건된 서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9년 7월 6일 '한국의 서원' 9개 구성유산 가운데 하나로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등재 기준은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기준 ⅲ이다.

서원 안으로 들어서면 평지에 반듯하게 펼쳐진 건물 배치와 달리, 경사진 땅을 따라 걸음을 옮길수록 공간의 성격이 서서히 달라진다. 입구의 누각인 풍영루를 지나 오르면 학문을 닦던 마당이 열리고, 그보다 높은 자리에는 제사를 올리는 사당이 앉아 있어 걷는 동안 배움에서 추모로 이어지는 길을 그대로 밟게 된다. 앞쪽에 강학공간을, 뒤쪽에 제향공간을 두는 방식을 전학후묘라고 부르는데, 남계서원은 땅의 높낮이가 곧 건물의 위계가 된 곳이다.

함양군이 안내하는 자료와 국가유산 지정 정보에 따르면 이 서원은 1552년 명종 7년에 강익이 세웠고, 1566년 '남계'라는 이름으로 사액을 받았으며, 2009년 5월 26일 사적 제499호로 지정됐다. 

1612년 옛 자리로 돌아온 서원의 내력

남계서원 홍살문 앞 풍경. / 함양군청
남계서원 홍살문 앞 풍경. / 함양군청

서원의 출발은 15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가 개암인 강익이 함양 출신 학자 정여창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지방민을 가르치려는 뜻으로 세웠다. 1566년에는 임금으로부터 '남계'라는 이름을 받아 나라가 공인한 서원이 됐는데, 이름이 적힌 현판을 내려 공인했다 하여 이를 사액이라 부른다.

순탄하게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1597년 정유재란 때 건물이 불에 타 사라졌고, 이후 1603년에 나촌으로 자리를 옮겨 학문의 명맥을 이었다. 그리고 1612년에 옛 터인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세워 오늘에 이른다. 

연도 주요 내용
1552년 강익이 정여창을 기리며 창건
1566년 '남계'라는 이름으로 사액
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
1603년 나촌으로 이전
1612년 옛 터인 현재 자리에 재건

서원철폐령에도 헐리지 않은 47곳 중 경남에서는 이곳 하나뿐

전국에 남은 47곳 중 경남 지역에서는 유일한 존속 서원인 남계서원 중심부 모습. / 함양군청
전국에 남은 47곳 중 경남 지역에서는 유일한 존속 서원인 남계서원 중심부 모습. / 함양군청

1868년 서원철폐령이 내려진 뒤에도 헐리지 않고 남은 서원은 전국에 47곳이었고, 남계서원이 그중 하나다. 경상남도에서는 유일한 존속서원이기도 하다.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면적은 4만 1218㎡에 이르러, 건물 몇 채만 남은 작은 유적이 아니라 경사지 전체가 하나의 서원 영역으로 보존되고 있다. 함께 세계유산에 오른 '한국의 서원' 9곳에는 소수서원, 옥산서원, 도산서원, 필암서원, 도동서원, 병산서원, 무성서원, 돈암서원이 있다.

풍영루 뒤에는 강당인 명성당이 자리한다. 지역 역사 자료에는 명성당이 1559년에 완성된 정면 4칸 건물로 안내돼 있다. 그 양쪽으로는 유생들이 생활하던 양정재와 보인재가 마주 서 있고, 두 건물의 누마루 1칸은 각각 애련헌과 영매헌으로 불린다. 가장 안쪽 사당에는 정여창을 주벽으로 삼아 정온과 강익의 위패를 좌우에 모셨다고 전해진다.

오늘날 서원의 교육 기능은 사라졌지만 제사 기능은 이어지고 있다. 어정오경백편과, 고려사 등의 도서도 소장하고 있어, 건물만 남은 유적이 아니라 의례가 살아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다른 유적과 구별된다.

구분 내용
세계유산 등재 2019년 7월 6일 ('한국의 서원' 9곳)
국가유산 지정 2009년 5월 26일 사적 제499호
지정 면적 4만 1218㎡
존속서원 여부 전국 47곳 중 하나, 경남 유일
관리 단체 함양군

남계서원 방문 정보

남계서원의 웅장한 출입문인 풍영루. / 함양군청
남계서원의 웅장한 출입문인 풍영루. / 함양군청

주소는 경상남도 함양군 수동면 남계서원길 8-11이다. 상시 개방하고 연중무휴로 운영하기 때문에 오전이든 오후든 시간에 쫓기지 않고 둘러볼 수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차도 가능하고 요금을 받지 않는다. 

둘러보는 길은 입구의 풍영루에서 시작해 명성당 마당을 거쳐 가장 안쪽 사당까지 오르는 순서가 자연스럽다. 경사진 길을 천천히 오르내리는 동선이므로 걷기 편한 신발을 챙기면 한결 수월하다. 올라가는 길에는 양정재와 보인재의 누마루를 살펴보고, 사당 앞에서는 위패를 모신 자리가 마당보다 높은 이유를 직접 확인해 보면 서원의 배치가 눈에 들어온다.

항목 안내
주소 경남 함양군 수동면 남계서원길 8-11
운영 상시 개방,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 가능, 무료

남계서원은 오래된 건물을 구경하는 곳에 머물지 않는다. 땅의 기울기를 그대로 받아들여 지은 배치, 불길과 이전을 견딘 내력, 지금도 이어지는 제향이 한 장소에 겹쳐 있다. 입장료도 시간 제한도 없으니 걷기 편한 신발만 갖추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아도 좋은 곳이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걷기 편한 신발 착용

풍영루에서 사당까지 경사진 길을 천천히 오르내리는 동선이라 바닥이 단단하고 굽이 낮은 신발이 편하다.

2. 풍영루부터 사당까지 순서대로 이동

입구에서 오를수록 강학공간에서 제향공간으로 바뀌는 곳이라, 순서대로 걸어야 앞은 가르치고 뒤는 기리는 배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3. 방문 전 홈페이지와 전화로 안내 확인

상시 개방이라 시간 걱정은 없지만 세부 안내는 함양군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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