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CNN이 선정한 한국 사찰 33곳에 든 국내 전망 명소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 / 국가유산포털
단풍이 붉게 물든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 경내. / 국가유산포털

경기 남양주 운길산 중턱에 자리한 수종사는 두물머리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사찰이다. 해외 매체 CNN이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33곳' 가운데 한 곳으로 소개한 적이 있어, 서울에서 가까운 나들이 장소를 찾는 이들 사이에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린다.

일주문 근처에 차를 세우고 숲길을 15~20분 걸어 오르면 경내에 닿는다. 마당 끝에 서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하나로 합쳐지는 물줄기가 발아래로 펼쳐져, 긴 산행을 하지 않고도 강변 풍경을 가장 높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수종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로, 조선 전기부터 이 산자락을 지켜 왔다.

절 안에는 보물로 지정된 석탑과 출토 유물, 세조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은행나무, 정약용과 초의선사의 발자취가 남은 다실이 모여 있다. 

돈 들이지 않고 오르는 두물머리 전망대

수종사에서 바라본 두물머리 운해. / 국가유산포털
남양주 수종사에서 바라본 두물머리 운해. / 국가유산포털

수종사는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에 있고, 해발 610m인 운길산 중턱에 자리한다. 차로 가는 경우 일주문 인근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운 뒤 산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야 하며, 주차 요금은 받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고 경의중앙선 운길산역에서 내려 걸어 오르는 사람도 있지만, 차량으로 일주문 근처까지 가는 것보다 훨씬 오래 걸려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개방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쉬는 날 없이 문을 연다. 산길에는 경사가 가파른 구간이 섞여 있어 굽 높은 신발보다는 걷기 편한 운동화가 알맞다. 두물머리와 가까워 사찰을 둘러본 뒤 강변 산책으로 이어 붙여도 하루 일정이 빠듯하지 않다.

구분 내용
위치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운길산 중턱
개방 시간 오전 7시~오후 6시, 연중무휴
입장료·주차비 모두 무료
오르는 방법 일주문 인근 주차 후 도보 15~20분

물방울 소리가 종소리로 들렸다는 한밤중, 세조가 절을 다시 세운 이야기

남양주 수종사 대웅전. / 지역N문화
남양주 수종사 대웅전. / 지역N문화

수종사는 신라 시대에 처음 세워졌다고 전해지지만, 정확한 창건 시기와 창건주를 알려 주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분명한 것은 조선 세조 4년인 1458년에 왕명으로 다시 세워졌다는 기록이다. 절 이름의 '수종'이 물 수(水)에 종 종(鐘) 자를 쓰는 것도 아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전설에 따르면 세조가 금강산을 다녀오던 길에 지금의 양수리 인근인 이수두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한밤중 바위굴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울려 나와 가 보니 굴 안에 18나한상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절을 다시 세웠다는 이야기다. 실제 역사와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분 내용
창건 신라 시대로 전해지나 기록 없음
중창 조선 세조 4년(1458년), 왕명
전해지는 이야기 바위굴 물방울 소리, 굴 안 18나한상

보물 두 점과 수백 년 된 은행나무, 경내에서 놓치면 아쉬운 곳

세조가 절을 다시 세우면서 만들게 했다는 팔각오층석탑은 보물 제1808호로 지정돼 있다. 이 탑 안에서 나온 출토 유물도 보물 제1789호로 따로 이름을 올렸다. 탑과 유물이 각각 보물이라는 점이 수종사가 문화유산을 찾아다니는 이들에게도 사랑받는 이유다. 오래된 삼층석탑을 비롯한 다른 석조물도 함께 보존돼 있어 천천히 걸으며 비교해 보기 좋다.

마당 한쪽에는 세조가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수백 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무가 크고 굵어 가을 은행잎이 물드는 철이면 경내가 온통 노랗게 바뀐다.

문화유산 지정 현황
팔각오층석탑 보물 제1808호
석탑 출토 유물 보물 제1789호
은행나무 경내 두 그루, 세조가 심었다고 전해짐

서거정은 동방 제일이라 했고 정선은 양수리를 그렸다

운길산 중턱에 자리한 남양주 수종사 전경. / 지역N문화
운길산 중턱에 자리한 남양주 수종사 전경. / 지역N문화

수종사가 이름을 알린 까닭 가운데 하나는 두물머리와 팔당호를 내려다보는 조망이다.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은 이곳을 동방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사찰이라 평하며 시를 남겼다. 이후에도 봄의 신록과 가을 단풍, 겨울 설경이 계절마다 이어져 시인과 화가들이 발길을 옮겼다.

그림으로 남은 풍경도 있다. 겸재 정선이 남긴 『경교명승첩』 가운데 「독백탄」에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옛 양수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림 속 강줄기를 떠올리며 눈앞의 물길과 나란히 놓고 보면, 수백 년 전 화가가 바라본 풍경과 오늘의 모습이 어디가 같고 어디가 다른지 찾아보게 된다. 두물머리 자체는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에 속해 있어, 산 위에서 보는 물줄기가 시 경계를 넘어 이어진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인물·작품 남긴 기록
서거정 동방 제일 전망이라 평한 시
겸재 정선 경교명승첩 중 「독백탄」, 옛 양수리 풍경
조망 대상 두물머리, 팔당호, 북한강·남한강 합류 지점

정약용과 초의선사가 차를 나눈 삼정헌

경내 다실인 삼정헌은 수종사의 차 문화를 보여 주는 공간이다. 조선 후기 학자 정약용은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군자유삼락'에 빗댈 만큼 아꼈고, 초의선사와 강을 바라보며 차를 나눈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교류하던 때에 『다신전』, 『동다기』, 『동다송』 같은 차에 관한 글이 남겨졌고, 이 때문에 수종사는 한국 차 문화의 뿌리로 언급된다. 정약용의 생가인 여유당이 같은 남양주 조안면에 있어, 이 일대가 그의 생활 터전이었다는 점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삼정헌 창가에 앉으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후 늦게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강물 위로 노을빛이 번져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다만 문 닫는 시간이 오후 6시여서, 노을을 보려면 해가 일찍 지는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가 알맞다. 산길 내려오는 시간까지 계산해 일정을 잡고, 경내에서는 다른 방문객과 수행하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낮추는 것이 좋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오후 6시 마감 전 일주문 도착

개방 시간이 오후 6시까지이고 일주문에서 경내까지 15~20분을 걸어야 한다. 늦어도 오후 4시 안팎에는 도착해야 삼정헌과 경내를 여유 있게 둘러보고 내려올 수 있다.

2. 굽 낮은 운동화와 가벼운 배낭

산길에 경사가 가파른 구간이 있어 구두나 샌들로 오르면 발이 금방 지친다. 손에 드는 짐은 줄이고 배낭 하나로 움직이는 편이 낫다.

3. 두물머리 강변 산책으로 하루 일정 마무리

산 위에서 내려다본 물줄기를 내려와서 직접 걸어 보면 같은 풍경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대중교통은 경의중앙선 운길산역이 가깝지만 역에서 산길까지 거리가 있어, 이동 수단은 출발 전에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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