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보러 올랐다가 바다까지 봅니다…" 낙동강과 남해까지 내려다보는 국내 가을 명산

부산 승학산에서 내려다본 낙동강 일대와 도심 위로 구름 사이 햇살이 쏟아진다. / 부산관광아카이브
부산 승학산에서 내려다본 낙동강 일대와 도심 위로 구름 사이 햇살이 쏟아진다. / 부산관광아카이브

부산 사하구 당리동 산 45-1에 있는 승학산이 가을 억새 산행지로 꾸준히 찾는 발길을 모으고 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은 '제석골 산림공원' 입구에서 출발해 억새 군락지를 지난 뒤 '승학산 치유숲'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부산관광공사가 소개한 이 길은 약 2시간 30분이 걸리고 난이도는 '중'으로 분류된다. 초반 30분은 오르막이 가파르지만, 이 구간만 지나면 길이 비교적 평탄해져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적다.

승학산은 한자로 '乘鶴山'이라 쓰고, 해발은 497m다. 이름에는 학을 타고 오른다는 뜻이 담겨 있고, 정상 부근 능선에 서면 학이 날아오르는 듯한 모양새가 눈에 들어온다. 억새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는 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0월 중순 이후부터 11월 초 사이여서, 지금이 한창 걷기 좋은 때다. 

깔딱고개 30분만 버티면 양옆이 억새로 가득 차는 산 초입

부산 승학산 억새평원에서 소나무 아래 쉬는 등산객 뒤로 능선이 이어진다. / 비짓부산
부산 승학산 억새평원에서 소나무 아래 쉬는 등산객 뒤로 능선이 이어진다. / 비짓부산

산 초입은 넓게 트인 임도와 울창한 숲길로 시작한다. 길가의 나뭇잎은 곧 낙엽이 되어 산책길을 덮을 준비를 하고 있어, 걷는 동안 계절이 깊어지는 것을 발밑에서 느낄 수 있다. 흙길과 나무계단, 돌밭이 번갈아 나오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 지점부터 억새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길 한쪽에 듬성듬성 서 있던 억새가 올라갈수록 양옆을 채우고, 이내 거대한 군락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 풍경에 닿으려면 먼저 이른바 깔딱고개로 불리는 초반 30분 구간을 넘어야 한다. 이 구간은 난이도 '상'에 해당해 숨이 금세 차오르는데, 처음부터 속도를 내면 뒤에 이어지는 평탄한 길을 즐길 힘까지 써버리기 쉽다. 자주 쉬어 가며 천천히 올라가는 편이 억새평원에서 여유 있게 걷는 데 도움이 된다.

구간 모습 난이도
초입 임도, 울창한 숲길 상 (초반 30분 깔딱고개)
중간 흙길·나무계단·돌밭, 억새 군락 중
정상 부근 억새평원, 능선 조망 평탄
하산길 삼나무 숲, 승학산 치유숲 중

억새평원 위에서 낙동강과 남해까지 내려다보는 정상 조망

부산 승학산 비탈을 은빛 억새가 덮고, 울타리 옆 길로 등산객이 걸어가고 있다. / 비짓부산
부산 승학산 비탈을 은빛 억새가 덮고, 울타리 옆 길로 등산객이 걸어가고 있다. / 비짓부산

깔딱고개를 넘어 억새평원에 들어서면 시야를 막는 것이 거의 없다. 발아래로는 학이 날아오르는 듯한 능선이 이어지고, 그 사이를 은빛 억새밭이 넓게 채운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낙동강과 남해가 한눈에 들어와 도심과 바다가 맞닿은 부산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억새끼리 스치며 사각거리는 소리가 길 위로 번진다. 이 소리는 숲길의 고요함과 겹쳐 걷는 내내 귓가에 남고, 억새 군락 사이로 난 길을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남기는 등산객도 많다. 해가 낮게 기우는 늦은 오후에는 억새에 닿은 빛이 길게 퍼져 은빛이 더 밝게 보인다.

제석골에서 치유숲까지, 억새를 가장 빨리 만나는 순환 코스

부산 승학산 능선 전망 데크에서 등산객들이 시내와 남해 쪽을 바라보고 있다. / 비짓부산
부산 승학산 능선 전망 데크에서 등산객들이 시내와 남해 쪽을 바라보고 있다. / 비짓부산

승학산 억새를 가장 빠르게 만나는 길로는 부산일과학고 순환 코스가 꼽힌다. 제석골 산림공원 입구에서 출발해 억새 군락지를 거친 뒤 승학산 치유숲으로 내려오는 방식이며, 초반 오르막만 넘기면 이후에는 걸음을 늦추고 풍경을 즐길 여유가 생긴다.

구분 내용
위치 부산 사하구 당리동 산 45-1
코스 제석골 산림공원 입구 → 억새 군락지 → 승학산 치유숲
소요 시간 약 2시간 30분
이용 요금·운영 무료, 연중무휴

공영주차장이 없는 산, 차를 댈 곳과 버스 타는 법

승학산에는 공영주차장이 따로 없어 산 초입 갓길에 차를 세워야 한다. 그나마 가장 편한 곳은 부산일과학고등학교 갓길(부산 사하구 제석로 242)로, 이 코스를 이용할 때는 무료로 주차할 수 있다. 학교 앞 도로인 만큼 보행자와 다른 차량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가장자리에 바짝 붙여 세워야 한다.

차가 없다면 지하철 당리역 3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2-1번을 타고 ‘동원베네스트 2차’ 정류장에서 내린 뒤 걸어가면 된다. 가장 간편한 방법이지만 이동 시간이 긴 편이어서, 일행이 있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쪽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억새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삼나무 숲

부산 승학산 하산길의 곧게 뻗은 삼나무 숲길을 등산객이 걸어 내려온다. / 비짓부산
부산 승학산 하산길의 곧게 뻗은 삼나무 숲길을 등산객이 걸어 내려온다. / 비짓부산

억새평원을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곧게 뻗은 삼나무 숲이 이어진다. 정상의 탁 트인 풍경과 달리 숲 안쪽은 서늘하고 고요해서, 땀이 식으며 걸음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산 초입의 숲길, 정상의 억새평원, 하산길의 삼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풍경이 계속 바뀌어 걷는 동안 단조롭지 않다.

산행 중이거나 마친 뒤 궁금한 점이 생기면 051-220-4545로 문의해 안내를 받을 수 있어 처음 찾는 사람도 부담이 적다. 출발 전에는 초반 깔딱고개에서 땀이 많이 나므로 물을 넉넉히 챙기고, 돌밭과 나무계단이 섞인 길이라 바닥이 단단한 등산화를 신는 것이 안전하다. 낙엽이 쌓이는 시기에는 하산길이 미끄러울 수 있어 내리막에서는 보폭을 줄여야 한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출발은 해 지기 3시간 전까지

코스를 다 걷는 데 약 2시간 30분이 걸려, 늦게 출발하면 삼나무 숲 구간에서 해가 질 수 있다. 억새에 빛이 닿는 늦은 오후를 노린다면 서둘러 입구를 출발해야 한다.

2. 억새밭에서는 길 위에서만 촬영

억새 군락 사이로 난 길을 벗어나 들어가면 억새가 꺾이고 길이 넓어지기 쉽다. 사진은 길 위에서 찍고, 쉬어 갈 때도 통행로는 비워둔다.

3. 하산길에는 스틱보다 보폭 조절

돌밭과 낙엽이 섞인 내리막은 미끄러워 속도를 내면 발목을 다치기 쉽다. 보폭을 좁히고 한 걸음씩 디디며 내려오면 삼나무 숲까지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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