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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로 가을 나들이를 떠나면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를 구경하거나 노을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바닷가로 향하기 전 마을 안쪽에도 들러보면 오래된 건물을 구경하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인천 강화군 길상면의 온수리 성공회성당은 강화의 옛 교회 건축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성당 마당에는 오래된 한옥 성당과 서양식으로 지은 새 성당이 나란히 서 있다. 한자리에서 모양이 다른 두 건물을 비교할 수 있어 외관을 살펴보고 사진을 남기며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지붕 위 십자가 하나로 절과 성당이 갈리는 120년 된 건물
성당이 지어진 1906년은 대한제국 시기로, 서양의 종교와 문물이 조선 땅에 하나둘 자리를 잡아 가던 때였다. 영국 성공회 선교사였던 조마가는 서양식 건물을 그대로 옮겨 오는 대신 마을 사람들이 늘 보던 한옥의 모양을 택했다. 낯선 종교 시설 앞에서 주민들이 느낄 거리감을 줄이려는 판단이었고, 그 결과 기와지붕 위에 십자가가 올라간 지금의 모습이 나왔다. 조마가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선교 활동을 했고 훗날 주교를 지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건물 바깥은 정면 3칸, 측면 9칸 규모다. 칸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한 단위로 세는 한옥의 길이 단위인데, 정면이 3칸인 데 비해 옆면이 9칸이라 건물이 앞뒤로 길게 뻗은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지붕은 네 면으로 처마가 뻗고 양옆에 삼각형 벽면이 드러나는 팔작지붕이며, 지붕 가장 높은 곳에 가로로 놓인 용마루 양끝에는 십자가가 하나씩 세워져 있다.
| 구분 | 내용 |
|---|---|
| 건립 시기 | 1906년(대한제국 시기) |
| 건립자 | 영국인 조마가(Mark N. Trollope) |
| 지정 현황 |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유산 제52호 |
| 규모·지붕 | 정면 3칸·측면 9칸, 팔작지붕 |
1906년 건물과 2004년 건물을 걸어서 비교하는 법
온수리 성당은 한옥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내부는 서양 교회의 바실리카 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바실리카는 고대 로마의 공회당에서 시작돼 초기 기독교 교회에 쓰인 건축 양식이다. 길쭉한 직사각형 내부의 한쪽 끝에 제단을 두는 구조로, 입구에 서면 제단까지 곧게 바라볼 수 있다. 온수리 성당도 옆면이 9칸으로 길게 이어져 한옥 안에 이런 예배 공간을 마련했다.
내부에 줄지어 선 나무 기둥 12개는 지붕을 받치면서 예수의 12사도를 뜻하기도 한다. 한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둥에 기독교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제단과 기둥을 함께 살펴보면 한옥 구조와 서양 교회 양식이 어떻게 어우러졌는지 알 수 있다.
성당 마당에는 서로 다른 시대에 지은 건물 두 채가 있다. 1906년에 세운 한옥 건물은 성 안드레 성당이라 불리고, 그 옆에 2004년 새로 축성된 성 베드로 성당이 있다. 두 건물은 지은 때가 98년 차이 나며, 성 베드로 성당은 서양식 바실리카 양식으로 지어 지금 신자들이 실제로 예배를 드리는 곳이다.
| 구분 | 외부 | 내부 |
|---|---|---|
| 양식 | 한옥 | 서양식 바실리카 |
| 눈에 띄는 부분 | 용마루 양끝 십자가 | 기둥 12개 |
| 담은 뜻 | 낯선 종교를 익숙한 모습으로 전달 | 예수의 12사도 |
전등사와 금풍양조장까지 이어 걷는 가을 반나절, 방문 전 챙길 것
온수리 성당이 있는 길상면에는 전등사와 금풍양조장이 가까이 있다. 전등사는 정족산성 안에 자리한 사찰로, 고구려 소수림왕 때인 381년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전해진다. 대웅보전과 약사전이 각각 보물 제178호, 제179호로 지정돼 있고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정족산사고도 이 일대에 있다. 금풍양조장은 오래전부터 막걸리를 빚어 온 양조장이어서 성당과 사찰을 둘러본 뒤 들르기 좋다.
전등사 주변은 단풍이 드는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붐비기 쉬워서, 오전에 온수리 성당을 먼저 둘러보고 오후에 전등사로 넘어가는 순서가 여유롭다. 인천에서는 초지대교를 건너 길상면으로 들어서는 길이 가까우며, 성당 안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예배가 열리는 시간에는 발소리와 말소리를 줄이고, 마당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예배를 보는 신자들이 방해받지 않게 하며, 쓰레기는 가져 나오는 것이 기본 예절이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자가용 이용과 초지대교 방향 진입
성당 안에 무료 주차장이 있고 전등사와 금풍양조장이 가까워 한 번에 둘러보려면 자가용이 편하다. 인천 쪽에서 오면 초지대교를 건너 길상면으로 들어서는 길이 가깝다.
2. 예배 시간을 피한 방문과 내부 개방 여부 사전 확인
지금도 예배가 열리는 성당이라 예배 시간에 가면 차분히 둘러보기 어렵다. 한옥 성당 안쪽 개방 시간은 날마다 다를 수 있으니 출발 전에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3. 오전 성당, 오후 전등사 순서의 단풍철 일정
10월 말에서 11월 초에는 전등사 주변이 붐비기 쉬우니 한적한 오전에 성당을 보고 오후에 사찰로 넘어가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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