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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토요일 오후, 천안 시내를 벗어나 태조산 쪽으로 차를 몰았다. 시내에서는 아직 얇은 겉옷 하나로 버틸 만한 날씨였지만, 산 가까이 들어서자 공기가 눈에 띄게 서늘했다. 도로 양옆으로 이어진 나무들은 초록빛이 한풀 꺾여 잎 끝부터 노랗고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열어 둔 창문 틈으로는 마른 풀과 흙 냄새가 섞인 가을 산바람이 들어왔다. 한여름이면 오르막을 걷기만 해도 땀이 차던 길이지만, 이날은 바람이 불 때마다 목덜미가 시원했다.
주말 오후인데도 산길은 막히지 않았다. 봄이면 겹벚꽃을 보러 온 차들이 길가에 줄지어 선다는 곳인데, 꽃철이 한참 지난 가을 일요일이라 길 위에는 천천히 오르내리는 승용차 몇 대와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전부였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산 그림자가 길 위로 길게 드리워졌고, 그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낙엽 위에서 따뜻한 색으로 번졌다.
이날 향한 곳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태조산 자락에 자리한 사찰 각원사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단을 따라 경내 안쪽까지 올라가 보았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이 일몰까지 열려 있는 태조산 산사
각원사는 비용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를 받지 않고 주차장도 무료로 운영해, 천안 시내에서 차로 가볍게 오가기 좋다. 자가용이 없으면 천안역이나 천안아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문을 여는 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이고 쉬는 날은 따로 없다. 일몰이 빨라지는 가을에는 오후 늦게 출발하면 가장 안쪽에 있는 청동대불까지 올라갈 시간이 빠듯해진다. 주차장에서 대불이 있는 자리까지는 계단과 오르막이 계속 이어져, 걷는 시간만 해도 만만치 않다.
| 항목 | 내용 |
|---|---|
|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각원사길 245 |
| 운영 시간 | 연중무휴, 일출~일몰 |
| 입장료·주차 | 모두 무료 |
| 대중교통 | 천안역·천안아산역에서 버스 이용 |
상암저수지 연등 따라 올라 성종각 앞에서 뒤돌아보니
각원사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상암저수지가 있다. 물 위에는 분홍, 노랑, 초록, 파랑으로 물들인 팔각 등과 둥근 연등이 떠 있었고, 그 뒤로 태조산 자락이 이어졌다. 차를 천천히 몰아 올라가는 동안 수면 위 연등이 눈에 계속 들어와 사찰에 닿기 전부터 걸음이 느려졌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단을 오른 뒤 뒤를 돌아보면 성종각이 서 있다. 붉은 기둥과 화려한 단청이 연등 아래에 자리해 사찰의 관문 역할을 한다. 이곳에 서면 태조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먼저 닿고, 종소리와 풍경소리가 바람을 따라 퍼진다. 입구 쪽 소나무 한 그루는 초록빛이 유난히 선명해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았다.
천장 가득 소원지가 매달린 대웅보전과 빼곡한 100일등
성종각을 지나 석축을 쌓아 올린 높은 터에 대웅보전이 있다. 건물 앞에서 뒤를 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성종각이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대웅보전 안으로 들어서면 황금빛 불상이 가운데 앉아 있고, 천장에는 연꽃등이 빈틈없이 달려 있다. 등마다 이름을 적은 소원지가 매달려 있어 그 수가 수천 개에 이른다.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바람이 겹겹이 쌓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당 한쪽에는 100일 동안 불을 밝히며 소원을 비는 100일등이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날 만난 한 부부는 곧 아기를 맞이한다고 했다. 부부는 가족의 안녕과 태어날 아기를 위해 소원을 적어 달았다.
대웅보전에서 청동대불로 오르는 길에는 칠성전이 있다. 한옥을 닮은 아담한 전각이라 큰 건물만 보다 지나치기 쉽지만, 단정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 장소 | 볼거리 |
|---|---|
| 대웅보전 내부 | 황금빛 불상, 천장의 연꽃등 |
| 천장 소원지 | 이름을 적은 소원지 수천 개 |
| 100일등 | 자리가 빽빽하게 참 |
| 칠성전 | 한옥을 닮은 아담한 전각 |
높이 15m 청동대불 앞에서 초 들고 세 바퀴 도는 사람들
칠성전에서 계단을 더 오르면 가장 먼저 눈앞을 가로막는 것은 대불의 뒷모습이다. 앞쪽으로 돌아 나오면 청동 아미타불 좌상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서도 눈에 들어올 만큼 크지만 가까이 갈수록 더 커 보이고, 온화한 표정 앞에서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곳에는 초를 들고 대불 주위를 세 바퀴 돌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방문객들은 순서대로 천천히 걸으며 저마다 소원을 빌었다. 임신 중인 아내와 남편, 강아지가 함께 도는 가족도 있었다. 대불 앞에 멈춰 한참 바라보다 내려가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독립기념관과 묶어 반나절, 계단 많은 길에서 챙길 것
각원사는 천안 독립기념관과 함께 묶어 반나절 코스로 돌아보기 좋다. 오전에 각원사를 먼저 둘러보고 독립기념관으로 이동한 뒤, 점심은 천안 시내에서 해결하는 순서가 무리 없다. 봄에는 겹벚꽃이 피어 방문객이 가장 많이 몰리고, 꽃철이 지나면 한결 한적해진다.
주차장에서 청동대불까지는 계단과 오르막이 이어져 걷는 시간이 길다. 법당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조용히 움직이는 것이 기본 예절이다. 소원지와 100일등은 사찰이 안내하는 방법에 따라 접수하면 된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계단 많은 길에는 편한 신발 필수
주차장에서 성종각, 대웅보전, 청동대불까지 계단과 오르막이 이어진다. 굽이 낮고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를 신어야 끝까지 편하게 오른다.
2. 일몰 전 도착해 청동대불부터 오르기
각원사는 일출부터 일몰까지만 문을 연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대불부터 본 뒤 내려오면서 다른 전각을 둘러보면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3. 독립기념관과 묶어 반나절 일정 짜기
각원사와 독립기념관은 같은 천안 일정으로 엮기 좋다. 오전에 각원사를 먼저 보고 독립기념관으로 이동하면 점심은 천안 시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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