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동안 닫혀 있던 길입니다…" 서울 지하철로 갈 수 있는 6.8km 가을 단풍 숲길

북한산 우이령길의 흙길을 따라 탐방객이 걷고 있다. / 서울둘레길
북한산 우이령길의 흙길을 따라 탐방객이 걷고 있다. / 서울둘레길

10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서울 근교의 산과 숲에도 단풍이 짙어지고 있다. 붉고 노랗게 물든 가을 산을 걷고 싶지만, 먼 곳까지 이동하거나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는 일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 주말에는 유명 단풍 명소마다 방문객이 몰리는 만큼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조용히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을 찾게 된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잇는 우이령길도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이 펼쳐지는 곳이다.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의 고개를 넘는 약 6.8km 숲길로, 양옆으로 나무가 우거져 있어 걷는 내내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주는 예약 없이 걷지만 주말에는 신청부터 해야 하는 입장 방식

북한산 우이령길 오봉 전망대에서 탐방객이 도봉산 오봉 쪽을 바라보고 있다. / 서울둘레길
북한산 우이령길 오봉 전망대에서 탐방객이 도봉산 오봉 쪽을 바라보고 있다. / 서울둘레길

우이령길은 북한산 둘레길 21개 구간 가운데 21번째 구간이다. 이전에는 하루 탐방객을 1190명으로 제한하고 모든 날에 예약을 받았지만, 올해부터 평일은 자율 출입으로 바뀌었다. 자연 보전을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는 기존 사전 예약제가 그대로 적용되고, 인근 지역 주민은 최초 1회 등록을 마치면 주말에도 예약 없이 지나갈 수 있다.

입구인 우이탐방지원센터에서는 신분증을 확인하고, 주말에는 예약 내역까지 함께 본다. 입장 시간은 하절기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신분증을 챙기지 않으면 평일에도 들어갈 수 없고, 마감 시간을 넘겨 도착해도 입장이 어렵다. 가을에는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오전에 출발하는 쪽이 낫다.

구분 평일(월~금) 주말·공휴일
입장 방식 예약 없이 자율 입장 국립공원공단 사전 예약
인근 주민 자율 입장 최초 1회 등록 후 자율 통행
입장 시간 오전 9시~오후 4시 (하절기 기준, 신분증 필수)

1968년 1·21 사태 뒤 문이 닫혔다가 2009년 다시 열린 길

북한산 우이령길 정상 부근에 보존된 콘크리트 장애물. / 서울둘레길
북한산 우이령길 정상 부근에 보존된 콘크리트 장애물. / 서울둘레길

우이령은 모양이 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소귀고개'로도 불린다. 서울 우이동과 양주 장흥을 오가던 옛 고갯길이지만, 1968년 1·21 사태 이후 군사 목적으로 민간인 출입이 막히면서 41년 동안 사람이 드나들지 못했다. 길은 2009년에 다시 열렸다.

닫혀 있던 오랜 시간 동안 숲은 사람 손을 거의 타지 않고 자랐다. 지금은 울창한 신갈나무 군락과 맑은 우이령 계곡이 길을 따라 이어지고, 수도권 가까이에서는 보기 어려운 짙은 숲 내음이 난다. 길이 열린 뒤에도 하루 탐방 인원을 정해 예약제로 관리해 온 것은 이 숲을 지키기 위해서다. 평일 자율 개방은 그 원칙을 지키면서 입장 문턱만 낮춘 조치다. 우이령길은 북한산국립공원 안에 있고, 도봉산 일대도 같은 국립공원에 포함돼 두 산의 경계에 놓인 이 고갯길 역시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한다.

시기 내용
1968년 1·21 사태 이후 민간인 출입 통제
2009년 41년 만에 개방, 예약제 운영
올해 평일 예약 없이 자율 출입

계단 없는 마사토 흙길에서 신발을 벗고 걷는 사람들

북한산 우이령길의 맨발 걷기 구간 입구. / 서울둘레길
북한산 우이령길의 맨발 걷기 구간 입구. / 서울둘레길

우이령길은 고갯마루가 해발 214m로 안내될 만큼 오르막이 완만하고, 길바닥은 평탄한 마사토 흙길이다. 험한 암릉이나 가파른 돌계단이 없어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걸을 수 있는 무장애형 산책로로 불린다. 아스팔트로 덮지 않은 구간이 많아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탐방객도 눈에 띈다. 서늘하고 부드러운 흙이 발바닥에 닿고, 낙엽을 밟을 때마다 바스락 소리가 난다.

10월 하순에 접어들면 길 양옆의 활엽수가 일제히 붉고 노랗게 물들어 탐방로 위를 덮는다. 신갈나무 잎은 갈색 빛이 도는 노란색으로 변하고, 단풍나무 같은 붉은 잎이 그 사이에 섞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오전과 늦은 오후에는 길바닥까지 색이 번진다. 맨발로 걸을 계획이라면 낙엽 아래 돌이 숨어 있을 수 있으므로 발밑을 살피며 천천히 걸어야 하고, 해가 기울면 땅이 차가워지니 오전에 걷는 것이 낫다.

항목 내용
바닥 평탄한 마사토 흙길
난이도 쉬움, 암릉·가파른 계단 없음
맨발 걷기 흙길 구간에서 가능
단풍 절정 10월 23일~30일

오봉 전망대와 콘크리트 장애물이 차례로 나타나는 고갯길

북한산 우이령길에서 올려다본 도봉산 오봉. / 국립공원공단
북한산 우이령길에서 올려다본 도봉산 오봉. / 국립공원공단

탐방로 중간 지점에 자리한 오봉 전망대에 서면 해발 660m 도봉산 오봉의 암봉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화강암 봉우리 다섯 개가 나란히 솟은 능선 아래로 붉은 단풍이 깔려 있어, 우이령길에서 가장 이름난 풍경으로 꼽힌다. 걸음을 멈추고 쉬어 가는 탐방객이 많은 자리다.

우이령 정상 부근에는 전쟁이 나면 적 전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설치했던 콘크리트 낙석 장애물이 보존돼 있다. 이 길이 41년 동안 닫혀 있었던 까닭을 보여 주는 현장으로, 단풍을 보며 걷다가 마주치면 이 숲길이 군사 통제 지역이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정상을 넘어 교현리 방면으로 내려가는 하산로에서는 활엽수가 길 위를 덮은 단풍 터널이 이어진다.

지점 볼거리
우이령 정상 부근 콘크리트 낙석 장애물(대전차 장애물)
오봉 전망대 도봉산 오봉 암봉과 단풍
교현리 방면 하산로 활엽수 단풍 터널

우이신설선 종점에서 교현리까지 3시간 30분, 가방에 꼭 넣어야 할 것들

출발점은 우이신설선 종점인 북한산우이역이다. 1번 출구에서 걸어서 우이탐방지원센터로 들어가 신분증을 확인받고, 마사토 숲길과 우이령 정상, 오봉 전망대, 교현리 방면 하산로를 차례로 지나 교현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하면 코스가 끝난다. 이후에는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해 돌아가면 된다. 총 거리는 6.8km이고 편도로 약 3시간 30분이 걸린다. 입장료는 없지만 주차 공간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길 중간에는 매점이나 자판기가 하나도 없다. 식수와 가벼운 간식은 처음부터 가방에 넣어야 하고, 맨발로 걸을 사람은 발을 닦을 작은 수건도 챙겨야 한다. 문의는 우이탐방지원센터와 교현탐방지원센터로 하면 된다. 단풍 절정 시기가 30일까지로 안내된 만큼,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이번 주 안에 다녀오는 편이 낫다. 주말에 가려면 오는 31일과 오는 11월 1일모두 예약시스템에서 신청을 마쳐야 한다.

항목 내용
구간 우이탐방지원센터 ↔ 교현탐방지원센터
거리·시간 6.8km, 편도 약 3시간 30분
입장료·주차 무료, 주차 공간 없음
교통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 1번 출구 도보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입장 마감 전 우이탐방지원센터 도착

입장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라 늦게 출발하면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 편도 3시간 30분이 걸리는 길이어서 오전에 출발해야 해가 지기 전에 교현리에 닿는다.

2. 신분증과 발 닦을 수건 지참

평일에도 입구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니 반드시 챙긴다. 맨발 걷기를 할 생각이라면 흙을 닦아 낼 작은 수건과 갈아 신을 양말도 가방에 넣어 둔다.

3. 교현리 하산 후 시내버스 이동 계획

우이동으로 돌아오지 않고 교현탐방지원센터로 나가면 시내버스 정류장까지 따로 이동해야 한다. 출발 전에 교현리 쪽 버스 노선과 막차 시간을 확인해 두면 하산 뒤에 발이 묶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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