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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꽃길을 걷고 싶어진다. 바쁘게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보다 꽃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다가 해 질 무렵까지 머물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꽃밭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전남 순천의 가야정원에서는 가을꽃을 둘러보고 해넘이도 기다릴 수 있다.
순천시 해룡면에 자리한 가야정원은 한때 소금을 만들던 폐염전이었다. 흙을 채우고 꽃을 심으며 가꾼 터가 지금은 바다를 곁에 둔 정원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부터 옛 염전에서 꽃밭으로 바뀐 순천 가야정원의 풍경과 주변을 함께 둘러보는 나들이 코스를 알아본다.
정원지기의 재산으로 꽃밭이 되기까지
염전은 바닷물을 가둬 햇볕과 바람으로 물기를 날려 천일염을 얻던 곳이다. 가야정원 터도 염전 운영이 끝난 뒤 쓰레기와 잡초만 우거진 채 오랫동안 버려져 있었다. 2만여 평은 약 6만 6000㎡에 해당하며, 표준 축구장 크기인 7140㎡로 나누면 아홉 개 남짓이 들어가는 넓이다.
이 땅을 정원으로 일군 사람은 정원지기 유병천 씨다. 토지 소유자들이 2014년부터 흙을 채우고 꽃을 심기 시작했고, 유 씨는 10여 년 전부터 꽃과 나무를 심는 데 자신의 재산을 들여 왔다. 그는 방문객이 즐겁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자신이 행복과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입장료를 받는 정원이라 해도, 한 개인이 오랜 시간 가꿔 온 공간이라는 사실은 그대로다.
꽃잔디에서 소국까지, 달마다 피는 꽃이 달라 다시 찾게 되는 정원
이른 봄이면 해안 쪽 정원길 위로 꽃잔디가 낮게 번지며 분홍빛 카펫을 깔아 놓는다. 꽃잔디는 4월 무렵 피는 지면패랭이꽃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겨울을 난 흙 위에 색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시기라 정원 안쪽 꽃동산에서 바다 쪽으로 눈길을 돌릴 때마다 보이는 모습이 달라진다.
꽃잔디가 지나면 5월에는 장미 울타리가 정원을 두른다. 장미가 피는 구간은 갯벌 풍경과 맞닿아 있어 꽃과 바다가 한 시야에 들어온다. 이어 사랑의 오작교가 놓인 연못 주변에서는 낮달맞이꽃이 피어 분홍빛으로 물든 풍경을 만든다. 가을에는 나도샤프란에 이어 9월 중순 무렵 붉은 꽃무릇이 올라오는데, 이 꽃은 꽃이 진 뒤에야 잎이 돋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소국이 10월부터 정원을 채운다. 1년 관람권이 따로 마련된 것도 철마다 다른 꽃을 보러 다시 찾는 방문객이 많다는 점과 맞아떨어진다.
| 시기 | 꽃 | 볼 수 있는 자리 |
|---|---|---|
| 이른 봄 | 꽃잔디 | 해안 쪽 정원길 |
| 5월 | 장미 | 갯벌과 맞닿은 울타리 구간 |
| 장미 이후 | 낮달맞이꽃 | 사랑의 오작교 연못 주변 |
| 가을 | 나도샤프란·꽃무릇·소국 | 정원 곳곳 |
꽃밭 뒤로 해가 내려앉는 와온해변, 해 지는 시간에 맞춰 가야 하는 까닭
가야정원은 와온해변과 가까워 꽃밭 너머로 해넘이를 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공식 관광정보도 꽃밭과 해넘이 조망을 이곳의 장점으로 소개한다. 와온해변은 순천에서 해넘이를 보러 사람들이 찾는 바닷가로 알려져 있어, 정원에서 꽃을 본 뒤 그대로 해변으로 넘어가는 동선이 자연스럽다.
24시간 열려 있더라도 어두워지면 꽃이 제 색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꽃밭은 해가 있는 동안 돌고, 해가 기울 무렵에 바다 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순서가 알맞다. 10월 하순에는 해가 오후 6시 안팎에 지므로 일몰 시간을 확인하고 늦어도 한 시간 전에는 입장하는 편이 좋다.
가기 전에 확인할 이용 정보
방문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요금이다. 공식 관광정보만 믿고 빈손으로 갔다가는 입구에서 당황하기 쉽다. 대인 입장료 두 번이면 연간 관람권 가격과 같아지므로, 계절마다 꽃을 보러 올 생각이라면 관람권을 끊는 쪽이 낫다.
운영 방식은 복잡하지 않다. 상시 개방에 연중무휴로 문이 열려 있고 주차장과 화장실도 갖춰져 있다. 위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 230-10이며, 요금이나 운영 상황이 궁금하면 안내 번호로 문의하면 된다.
| 구분 | 내용 |
|---|---|
| 입장료(대인) | 5000원 |
| 입장료(초·중·고 학생) | 2000원 |
| 1년 관람권 | 1만 원 |
| 운영 | 24시간·연중무휴 |
| 주소 |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 230-10 |
람사르 습지 순천만과 이어 도는 하루 일정, 방문 전 마지막으로 챙길 것
정원은 람사르 습지인 순천만과 인접해 있다. 순천만은 2003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2006년 1월 20일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처음으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 순천시는 2018년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받았으며, 순천만 갯벌이 포함된 '한국의 갯벌'은 2021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다.
순천만은 가을 갈대밭과 겨울 철새로 이름난 곳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년 박람회를 치른 뒤 2015년 국내 첫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낮에는 습지나 국가정원을 둘러보고 오후 늦게 가야정원에서 꽃과 해넘이를 보는 순서로 짜면 한나절에 정원과 습지, 바닷가를 모두 돌 수 있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방문일 일몰 시간 확인 후 한 시간 전 입장
해가 지면 꽃밭이 어두워져 구경할 시간이 짧아진다. 일몰 시간을 먼저 확인하고 그보다 한 시간쯤 앞서 들어가야 꽃과 해넘이를 모두 본다.
2. 갯벌 인접 구간 대비 바람막이 한 벌
장미 울타리처럼 갯벌과 맞닿은 곳은 바닷바람이 그대로 들어온다. 해가 지면 체감온도가 내려가므로 입고 벗기 쉬운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3. 자가용 또는 택시 이동 계획
정원은 순천 시내에서 떨어진 바닷가에 있어 대중교통은 배차 간격이 길 수 있다. 일몰 뒤 돌아올 길까지 생각해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며, 주차장은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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