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에 절이 떠 있는 듯합니다… 해발 976m 암봉 사이에 숨겨진 국내 절경 명소

구미 금오산 약사암 전경. / 구미시 문화관광
구미 금오산 약사암 전경. / 구미시 문화관광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든 산을 찾아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이 많다. 계곡을 따라 가볍게 걷는 코스도 좋지만, 시간을 들여 높은 곳에 올라 산자락을 내려다보는 산행도 생각난다. 경북 구미 금오산에서는 해운사와 대혜폭포를 지나 정상 가까이 오르면 거대한 바위 사이에 자리한 약사암을 만날 수 있다.

약사암은 암봉 아래 좁은 공간에 법당이 들어서 있어 주변 바위와 건물을 함께 바라보게 되는 사찰이다. 가을이면 사찰 주변 산비탈에도 단풍이 들어 바위 절벽과 어우러진다. 

대혜폭포 지나 할딱고개 넘어야 닿는다

구미 금오산 대혜폭포. / 구미시 문화관광
구미 금오산 대혜폭포. / 구미시 문화관광

도보 코스는 탐방안내소와 주차장 일대에서 시작해 대혜폭포와 할딱고개를 차례로 지나 현월봉 아래 약사암에 닿는다. 대혜폭포는 높이가 약 27m로 알려진 금오산의 이름난 폭포이고, 할딱고개는 숨이 할딱거릴 만큼 가파르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으로 전해진다. 이름만으로도 이 구간에 오르막이 이어진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가파른 오르막과 돌계단이 겹치는 곳이 있어 처음부터 속도를 내면 중반에 지치기 쉬우므로, 걸음 속도를 일정하게 두고 쉬어 가며 오르는 편이 낫다.

소요 시간은 걷는 속도와 쉬는 횟수, 그날의 탐방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정상 일대와 약사암을 모두 보려는 일정이라면 3~4시간을 잡아야 하고, 시간이 빠듯하다면 정상 일대와 약사암 중 어느 쪽에 더 오래 머물지 출발 전에 정해 두는 것이 좋다.

구분 내용
출발 지점 탐방안내소·주차장 일대
지나는 곳 대혜폭포, 할딱고개
편도 거리 약 2.1~2.2㎞
소요 시간 정상 일대와 약사암 왕복 약 3~4시간

케이블카로 시작점을 높이면 오르막이 얼마나 줄어들까

케이블카를 타면 출발 지점이 달라진다. 선로 길이는 805m이고 해운사 방면까지 연결되며, 승강장에서 내린 뒤에는 해운사와 대혜폭포를 거쳐 약사암으로 향하는 탐방로를 걷는다. 주차장에서 걸어 오를 때보다 오르막 구간이 짧아지는 만큼 체력을 아낄 수 있고, 그 여유를 약사암과 주변 불교문화유산을 둘러보는 데 쓸 수 있다.

요금은 개인 이용 기준으로 대인 편도 6000원, 왕복 1만 1000원이며 소인은 편도 4000원, 왕복 6000원이다. 올라갈 때는 걷고 내려올 때만 타면 편도 요금만 내면 되는데, 무릎에 부담이 큰 하산길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이런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마지막 운행 전에 승강장에 도착해야 하므로 약사암에서 내려오는 시간을 미리 계산해야 한다.

거대한 암봉 사이에 놓인 법당, 약사전 앞에 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구미 금오산 약사암 법당과 암봉. / 구미시 문화관광
구미 금오산 약사암 법당과 암봉. / 구미시 문화관광

약사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로, 신라시대에 창건된 수행처로 전해진다. 직지사는 경북 김천에 있는 큰 절이다. 약사암이라는 이름은 병든 중생을 낫게 해 준다는 약사여래를 모신 약사전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다. 금오산이라는 산 이름에도 이야기가 얽혀 있는데, 아도화상이 저녁노을 속을 날아가는 금빛 까마귀를 보고 이름을 지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약사암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건물이 앉은 자리다. 거대한 암봉 사이에 법당과 부속 건물이 끼어 있고, 배치가 마치 절벽 끝에 들어선 듯해 가까이 다가갈수록 풍경이 압도적이다. 약사전 앞에 서면 암봉 사이의 범종각과 구름다리, 주변 기암괴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범종각으로 이어지는 구름다리는 안전상 일반인 통행이 제한될 수 있어, 건너려는 계획이라면 현장 안내를 확인하고 그대로 따라야 한다. 

구분 내용
위치 현월봉 인근 약사봉 아래
소속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 말사
주소 경상북도 구미시 남통동 산 33

절벽에 새긴 보물부터 고려시대 불상까지, 절 하나로 끝나지 않는 탐방

구미 금오산 약사암 일대를 멀리서 본 모습. / 구미시 문화관광
구미 금오산 약사암 일대를 멀리서 본 모습. / 구미시 문화관광

약사암 주변에는 눈여겨볼 불교문화유산이 이어진다. 금오산 마애여래입상은 1968년 12월 19일 보물로 지정됐고 보물 제490호로 알려져 있으며, 마애보살입상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전체 높이는 5.5m, 불상 높이는 4.1m에 이른다. 절벽의 바위면을 깎아 만들었고, 암벽 모서리를 중심으로 양쪽에 조각을 나눠 새긴 구도가 눈에 띈다.

약사암 안에는 고려시대 석불좌상인 석조여래좌상이 있다. 2005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62호로 지정됐고, 약사전에 모셔진 이 불상의 좌우에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협시한다. 약사여래를 가운데 두고 두 보살이 양옆을 지키는 모습이다. 이렇게 산행의 끝이 사찰 한 곳에 그치지 않고 절벽에 새긴 불상과 고려시대 불상까지 함께 살피는 길이 된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케이블카 마지막 운행 시간은 오후 5시 기준

안내마다 종료 시간이 오후 5시부터 5시 45분까지 달라서 가장 이른 시간에 맞추는 것이 안전하다. 약사암에서 승강장까지 걸어 내려오는 시간도 있으니 여유 있게 출발한다.

2. 미끄럼 막는 등산화와 식수 준비

가파른 오르막과 돌계단이 이어지는 구간이 있어 바닥이 단단한 등산화가 필요하다. 오르는 동안 물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식수는 출발 전에 챙긴다.

3. 오전 중 출발해 오후 이른 시간에 하산

가을 산은 해가 빨리 져서 늦게 출발하면 하산길이 부담스럽다. 오전에 올라 약사암과 주변 문화유산을 여유 있게 보고 내려오는 일정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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