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세 번이나 바뀐 절입니다… 5000그루 비자나무 숲이 펼쳐지는 국내 천년 사찰

전남 장성 백양사 전경. 단풍 든 산자락 아래 경내 전각이 모여 있다. / 백양사
전남 장성 백양사 전경. 단풍 든 산자락 아래 경내 전각이 모여 있다. / 백양사

전남 장성군 내장산국립공원에 자리한 백양사는 가을 단풍과 천년 사찰의 풍경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주차장에서 사찰까지 약 500m의 갈참나무 숲길이 이어져 있으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울창한 나무 사이로 백양사의 모습이 나타난다. 가을에는 주변 나무가 붉고 노랗게 물들어 사찰로 향하는 길에서도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백양사는 오랜 역사만큼 이름도 여러 차례 바뀐 사찰이다. 주변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자나무 숲이 자리하고 있으며, 약 5000그루의 비자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갈참나무 숲길과 고즈넉한 사찰, 비자나무 숲까지 걸어서 둘러볼 수 있어 가을에 천천히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갈참나무 거목이 길 양옆에 늘어선 0.5㎞, 사찰보다 먼저 만나는 숲길

전남 장성 백양사 쌍계루. 단풍 든 나무와 뒤쪽 바위산이 연못 수면에 비친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전남 장성 백양사 쌍계루. 단풍 든 나무와 뒤쪽 바위산이 연못 수면에 비친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백양사 탐방은 주차장에서 사찰까지 이어지는 0.5㎞ 구간에서 시작된다. 이 길에는 수백 년을 산 갈참나무 거목이 서 있고, 고로쇠나무 3000여 그루와 비자림이 숲을 채우고 있다. 갈참나무와 단풍나무가 나란히 늘어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경내 입구에 닿는다. 

백양사는 예부터 애기단풍으로 이름이 난 곳이다. 잎이 작고 고운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면 이 숲길이 방문객으로 붐비지만, 잎이 지고 난 겨울에는 가지 사이로 산세가 그대로 드러나 한적하게 걸을 수 있다. 입장료를 받지 않고 시간을 따로 정해 두지 않아서 마음이 동하는 계절에 언제든 찾아도 된다.

구분 내용
숲길 구간 주차장에서 사찰까지 0.5㎞
길가 나무 갈참나무, 단풍나무, 비자림
고로쇠나무 3000여 그루
입장료·개방 없음, 연중 상시 개방

백암사에서 정토사로, 다시 백양사로 이어진 이름과 흰 양의 설법 이야기

전남 장성 백양사 경내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모습. / 백양사 템플스테이
전남 장성 백양사 경내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모습. / 백양사 템플스테이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인 632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에는 백암사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고려 시대에는 정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조선 시대에 백양사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4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사찰로, 오랜 세월 동안 이름이 세 차례 달라졌다.

백양사라는 이름에는 흰 양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조선 선조 때 환양조사가 불경을 읽고 설법을 하자 흰 양 한 마리가 찾아와 조용히 듣고 있었다고 한다. 흰 양이 스님의 설법을 들었다는 이야기에서 백양사라는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양사는 오랫동안 스님들이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해 온 사찰이기도 하다. 선원과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춘 사찰을 뜻하는 총림 가운데 하나로, 고불총림으로 지정돼 있다. 선원은 참선 수행을 하는 곳이고, 강원은 불교 경전을 공부하는 곳이며, 율원은 승려들이 지켜야 할 계율을 배우는 곳이다.

백양사에서는 환응, 만암, 묵담, 서옹 등 여러 고승이 수행했으며, 한국 불교 역사에서도 중요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시기 사찰 이름
백제 무왕 때 창건(632년 전승) 백암사
고려 정토사
조선 백양사

사천왕문을 지나 소요대사부도까지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 중 동방 지국천왕과 남방 증장천왕. / 대한민국 구석구석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 중 동방 지국천왕과 남방 증장천왕. / 대한민국 구석구석

경내에서는 대웅전, 극락보전, 사천왕문이 유형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다. 사천왕문은 사찰로 들어서는 길목에 놓인 문이어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고, 대웅전과 극락보전은 예불이 이어지는 법당이므로 안으로 들어설 때는 목소리를 낮추는 것이 예의다. 보물로 지정된 소요대사부도도 둘러볼 만하다. 부도는 승려의 사리를 모신 탑으로, 소요대사는 조선 시대 승려 소요태능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찰 앞 연못에는 쌍계루가 비친다. 누각과 그 뒤로 이어진 산자락이 물 위에 겹쳐 보이는 자리여서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이 자주 걸음을 멈춘다. 백양사 뒤편 백학봉 아래 절벽은 학바위로 불리며, 쌍계루 너머로 이 바위가 올려다보이는 풍경이 이 일대의 대표 사진 자리로 꼽힌다.

사찰 입구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는 약사암이 있다. 이곳에 오르면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백양사 전체가 내려다보여 전망 지점으로 꼽힌다. 아래에서는 숲길의 나무를, 위에서는 산세에 안긴 사찰의 앉음새를 보게 되니, 짧은 구간에서도 눈높이가 달라진다.

구분 내용
유형문화유산 대웅전, 극락보전, 사천왕문
보물 소요대사부도
사진 자리 쌍계루 연못
전망 지점 약사암, 사찰 입구에서 걸어서 20분

겨울에도 잎이 푸른 난대성 상록수, 1962년 천연기념물이 된 비자나무숲

전남 장성 백양사 숲길. / 백양사 템플스테이
전남 장성 백양사 숲길. / 백양사 템플스테이

백양사 절경 맞은편에는 난대성 상록수인 비자나무 5000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장성 백양사 비자나무숲은 1962년 12월 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지정 면적은 71만 697㎡에 이른다. 비자나무는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나무인데, 이 숲은 자생하는 비자나무가 사는 북쪽 한계 지역으로 알려져 있어 학술적으로도 보호 가치가 높다.

낙엽수가 잎을 떨군 뒤에도 비자나무는 푸른빛을 그대로 지킨다. 그래서 단풍철이 끝난 늦가을과 겨울에도 숲길이 쓸쓸해 보이지 않는다. 잎은 바늘처럼 길쭉하고 끝이 뾰족해 손으로 쥐면 따끔하며, 가을에 맺히는 열매인 비자는 예로부터 약재로 쓰여 왔다. 다만 천연기념물 구역이어서 열매를 줍거나 가지를 꺾어 가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구분 내용
지정 종류 천연기념물
지정일 1962년 12월 7일
면적 71만 697㎡
비자나무 5000그루

정읍 터미널에서 직행버스 20분

전남 장성 백양사 경내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모습. / 백양사 템플스테이
전남 장성 백양사 경내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모습. / 백양사 템플스테이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정읍 터미널에서 직행버스를 타면 된다. 내장산국립공원 안내에 따르면 2026년 10월 기준 약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소요 시간은 약 20분이다. 자가용은 백양사IC나 백양사역을 거쳐 장성 방면 1번 국도를 타고 약수삼거리를 지난 뒤 입구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된다.

백양사는 지금도 수행이 이어지는 공간이어서 법당 안에서는 조용히 하고, 사진을 찍기 전에 촬영이 가능한 곳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템플스테이를 계획한다면 방문 전에 전화로 일정과 빈자리를 물어보는 편이 안전하다. 갈참나무 숲길을 걸어 경내에 닿고, 쌍계루와 비자나무숲을 둘러본 뒤 약사암에서 산세를 내려다보는 순서로 움직이면 천년 넘게 이어온 선 수행의 도량이 품은 고요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구분 내용
주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성군 북하면 백양로 1239
대중교통 정읍 터미널 직행버스, 약 40분 간격, 약 20분 소요
자가용 백양사IC·백양사역, 1번 국도, 약수삼거리, 입구 주차장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약사암 오르막은 해 지기 전 마무리

사찰 입구에서 약사암까지 걸어서 20분이 걸린다. 해가 짧은 늦가을에는 일찍 출발해야 내려오는 길이 여유롭다.

2. 정읍 터미널 버스는 40분 간격 확인

직행버스가 약 40분 간격으로 다녀 한 대를 놓치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출발 전에 시간표를 확인하고 터미널에 미리 도착하는 편이 좋다.

3.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와 얇은 겉옷 준비

주차장에서 경내까지 0.5㎞ 숲길을 걷고 약사암까지 오르려면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 낫다. 숲과 계곡 옆은 바람이 차가워 입고 벗기 쉬운 겉옷도 챙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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