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안에 어른 3명이 들어갑니다…" 섬진강 물살이 깎아낸 거대한 구멍의 정체

섬진강변 순창 요강바위, 뒤로 현수교가 보인다. / 순창군 공식 SNS
섬진강변 순창 요강바위, 뒤로 현수교가 보인다. / 순창군 공식 SNS

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섬진강변에는 속이 둥글게 파인 거대한 바위가 있다. 모양이 요강을 닮았다고 해서 요강바위라 부르는 이 바위는 무게가 15t에 이르고, 가운데 패인 구멍에는 장정 3~4명이 한꺼번에 들어설 수 있다. 

이 구멍은 섬진강 물살이 강 안의 너럭바위를 깎아 만든 포트홀 지형이다. 물살이 약 1억 년 정도 지나야 이런 구멍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반적인 강변 바위와는 바위 하나에 담긴 시간의 길이가 크게 다르다. 

요강바위는 장군목 일대에 이어진 바위 경관의 한 부분이며, 1993년 도난 사건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마을 주민들이 제자리로 되찾은 일로 전국에 이름이 알려졌다.

사람 키를 넘는 바위에 둥글게 패인 구멍, 가까이 서야 보이는 크기

강바닥 너럭바위에 물살이 파낸 둥근 구멍들. / 순창군 공식 SNS
강바닥 너럭바위에 물살이 파낸 둥근 구멍들. / 순창군 공식 SNS

요강바위는 멀리서 보면 강변에 놓인 큰 바위 하나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윗부분이 사람 키를 훌쩍 넘고 가운데가 움푹 꺼진 모양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멍은 장정 서넛이 나란히 들어서도 될 만큼 넓어서 요강이라는 이름에서 떠올리는 집 안 그릇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바위 겉면은 강물에 오래 씻겨 둥글게 다듬어졌고, 구멍 안쪽도 모서리 없이 매끄럽게 닳아 있다. 사람이 파낸 홈이 아니라 물이 같은 자리를 돌며 갈아낸 자리라는 점이 이 매끄러운 면에서 드러난다.

구분 내용
소재지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814
바위 높이 2m
바위 폭 3m

같은 자리를 도는 물살이 1억 년 동안 파낸 구멍

물살에 깎여 모서리 없이 매끄러운 강변 바위. / 순창군 공식 SNS
물살에 깎여 모서리 없이 매끄러운 강변 바위. / 순창군 공식 SNS

포트홀은 강바닥이나 강가에 넓게 펼쳐진 바위 표면에 작은 홈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그 홈 안으로 모래와 자갈이 들어가 물살을 따라 빙빙 돌며 바닥을 갈아내고, 이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홈이 점점 깊고 둥근 구멍이 된다. 물이 불어나 물살이 거세질 때는 자갈이 더 세게 돌기 때문에 구멍이 파이는 속도도 빨라진다. 이런 지형을 한자어로 구혈이라고도 부른다.

요강바위가 바로 이렇게 만들어진 포트홀이다. 섬진강은 전북 진안의 데미샘에서 시작해 순창을 지나고, 전남 광양과 경남 하동 사이를 거쳐 남해로 들어가는 강이다. 이 긴 강줄기의 한 자리에서 물살이 약 1억 년 가까이 바위를 갈아 왔고, 그 결과가 지금의 둥근 구멍이다. 크기와 만들어진 기간을 놓고 보면 일반적인 강변 바위와는 비교하기 어렵다.

구분 내용
지형 포트홀(구혈)
바위 섬진강 강 안의 너럭바위
걸린 시간 약 1억 년

장군목에서 구암정까지 약 5km, 이름 붙은 바위가 이어지는 강변

장군목에서 구암정까지 약 5km 이어지는 바위 경관. / 순창군 공식 SNS
장군목에서 구암정까지 약 5km 이어지는 바위 경관. / 순창군 공식 SNS

요강바위는 홀로 서 있는 바위가 아니라 장군목 일대에 펼쳐진 바위 경관의 한 부분이다. 장군목에서 구암정까지 바위 지형이 약 5km 이어져, 강을 따라 걷다 보면 모양이 제각각인 바위를 차례로 만난다.

종호와 육로암 주변에는 양운거의 산인동과 석문, 양배와 양동 형제바위, 조대바위, 술동우 바위, 금암, 구준암이 늘어서 있고, 만수탄과 종호, 육로암 일대에는 바위에 새긴 글인 암각서와 시율이 남아 있다. 옛사람들이 이 강변을 찾아 시를 짓고 이름을 새기며 풍류를 즐겼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취다.

장군목이라는 이름은 용궐산과 무량산 사이의 산세가 장군이 앉는 대좌형 명당이라는 설명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바위마다 이름과 사연이 붙어 있어 이 구간은 자연 지형을 구경하는 곳이면서, 옛사람들이 즐겨 찾던 쉼터이기도 했다.

구분 내용
바위 경관 구간 장군목~구암정 약 5km
종호·육로암 주변 산인동과 석문, 형제바위, 조대바위, 술동우 바위, 금암, 구준암
옛 풍류의 자취 만수탄·종호·육로암 일대 암각서와 시율

한국전쟁 때 주민을 숨겨 준 바위가 중장비에 실려 사라진 사연

1억 년 가까이 물살이 갈아낸 요강바위 구멍 안쪽. / 순창군 공식 SNS
1억 년 가까이 물살이 갈아낸 요강바위 구멍 안쪽. / 순창군 공식 SNS

마을 주민들은 요강바위를 수호신처럼 여겨 왔다. 한국전쟁 당시 일부 주민이 이 바위에 몸을 숨겨 화를 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장군목을 찾아 요강바위에 앉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속설도 내려온다. 바위가 주민들의 삶과 오래 맞닿아 있었다는 점은 이런 이야기들에서 드러난다.

전국에서 이 바위를 알게 된 계기는 1993년의 도난 사건이다. 무게 약 15t의 바위가 중장비로 반출돼 경기 광주시의 야산에 숨겨졌고, 도난 약 1년 6개월 뒤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제자리를 되찾았다.

중장비가 있어야 옮길 수 있는 바위를 되찾기까지 주민들이 오랜 시간 뜻을 모았다는 데서 이 바위가 마을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시기 내용
한국전쟁 당시 일부 주민이 바위에 몸을 숨겨 화를 면했다는 이야기
1993년 중장비로 반출돼 경기 광주시 야산에 은닉
도난 약 1년 6개월 뒤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제자리 복귀

용궐산하늘길과 묶으면 하루 일정이 되는 이용 안내

요강바위는 상시 개방되어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찾을 수 있다. 주차는 5대까지 가능하고 남녀 구분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다. 용궐산하늘길 주차장에서 요강바위까지는 약 1.5km 거리여서, 차가 몰리는 날에는 하늘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강변을 따라 걸어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주변에는 용궐산(645m) 하늘길, 자연휴양림, 섬진강미술관, 구미마을, 채계산 출렁다리, 섬진강체육공원이 있다. 유등면 화탄마을 앞 카누체험장에서는 카누체험도 할 수 있고, 숙박시설과 식당도 인근에 있어 하루 일정으로 엮어 둘러보기에 무리가 없다. 

구분 내용
개방 상시 개방
주차·화장실 5대 가능·남녀 구분 화장실
용궐산하늘길 주차장 요강바위까지 약 1.5km

구멍 안에 들어가 보려면 물기가 남은 바위 표면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밑창이 단단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카누체험처럼 따로 예약이 필요한 일정은 출발 전에 문의 번호로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잡는 것이 좋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용궐산하늘길 주차장 이용

요강바위 앞 주차는 5대까지만 가능하다. 용궐산하늘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 1.5km를 걸어가면 주차 걱정 없이 강변 바위 경관까지 함께 볼 수 있다.

2. 밑창 단단한 운동화 착용

강가 바위는 물기가 남아 있으면 미끄럽다. 구멍 안에 들어서거나 바위 주변을 돌 때는 밑창이 단단하고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3. 카누체험 운영 여부 사전 확인

유등면 화탄마을 앞 카누체험장은 출발 전에 운영 여부를 알아 두면 헛걸음을 막을 수 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