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안 가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축구장 90배 크기로 펼쳐진 해발 1119m 은빛 억새 평원

은빛 억새가 능선을 덮은 정선 민둥산 정상 부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은빛 억새가 능선을 덮은 정선 민둥산 정상 부근.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있는 민둥산은 해발 1119m의 산으로, 정상 부근에 넓은 억새 군락이 펼쳐져 있다. 산 중턱까지는 나무가 우거진 숲길이 이어지지만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시야가 트이면서 축구장 90개가 넘는 면적의 억새밭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을이면 억새가 은빛으로 물들어 산 정상 일대가 온통 하얗게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민둥산에서는 지난 9월 18일부터 제31회 민둥산은빛억새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는 오는 8일까지 이어지며,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주말은 축제가 끝나기 전 민둥산의 억새밭을 둘러볼 수 있는 마지막 주말이다. 기차를 이용해 찾아갈 수도 있어 자가용 없이 가을 산행을 계획하는 여행객도 방문할 수 있다.

절정기 끝자락에 열리는 31회째 축제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정선 민둥산 억새 군락. / ⓒ한국관광콘텐츠랩-우제용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정선 민둥산 억새 군락. / ⓒ한국관광콘텐츠랩-우제용

올해로 31회를 맞은 민둥산은빛억새축제는 가을마다 민둥산을 은빛으로 물들이는 억새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행사다.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맞춰 축제가 열리며, 전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산 정상에 펼쳐진 억새밭을 구경하며 가을 산행을 즐긴다.

억새는 산비탈이나 비교적 건조한 땅에서 자라는 벼과 여러해살이풀이다. 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대와 달리 산에서도 넓은 군락을 이룬다. 꽃이 피기 시작할 때는 이삭에 붉은빛이 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은백색으로 바뀐다. 바람이 불면 키 높이 자란 억새가 일제히 흔들리면서 산등성이를 따라 은빛 물결이 펼쳐진다.

축제 기간에는 아리랑 공연과 관광객 노래자랑, 민둥산 가요제 등 여러 행사도 열린다. 관광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놀이와 공연도 마련돼 있어 산행을 마친 뒤 축제장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정상까지 오르지 않는 일행과 함께 행사를 즐길 수도 있다.

구분 내용
행사명 제31회 민둥산은빛억새축제
기간 9월 18일~11월 8일
장소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민둥산 일대
프로그램 아리랑 공연, 관광객 노래자랑, 민둥산 가요제, 한마당 놀이와 잔치
억새 절정기 10월 중순~11월 초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갈리는 두 갈래 길

억새밭 사이로 이어진 정선 민둥산 등산로.  / ⓒ한국관광콘텐츠랩-황성훈
억새밭 사이로 이어진 정선 민둥산 등산로.  / ⓒ한국관광콘텐츠랩-황성훈

민둥산 산행은 보통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경사가 완만한 3.2km 코스와 가파른 2.6km 코스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고, 두 코스 모두 산행 시간이 2시간을 넘지 않는다. 숫자만 보면 2.6km가 편해 보이지만 같은 높이를 더 짧은 거리에서 올라가는 만큼 오르막이 급하다. 처음 찾는 사람이나 가족 단위라면 3.2km 코스가 부담이 덜하다.

출발지는 증산초등학교 말고도 능전마을, 삼내약수, 화암약수, 남면사무소가 있으며 코스 길이는 2.7km부터 8.3km까지 다양하다.

정상에 닿는 길은 모두 4개이고, 그중 증산초등학교에서 쉼터를 지나 오르는 2km 코스와 능전마을에서 발구덕을 거쳐 오르는 3.3km 코스를 많이 찾는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오르기 어렵지 않지만, 능선에 닿기 전까지는 울창한 숲길에 경사가 급한 구간이 이어지므로 오르막에서는 속도를 낮추는 편이 좋다.

출발지·코스 거리 특징
증산초등학교 앞 3.2km 경사 완만, 2시간 이내
증산초등학교 앞 2.6km 경사 가파름, 2시간 이내
증산초등학교 쉼터 경유 2km 정상 연결 코스 중 인기
능전마을 발구덕 경유 3.3km 돌리네를 지나는 코스
능전마을·삼내약수·화암약수·남면사무소 2.7km~8.3km 출발지마다 길이 다름

나무 없는 정상이 억새 천지가 된 까닭, 해마다 놓던 불과 움푹 팬 땅 12곳

둥글게 움푹 꺼진 정선 민둥산 발구덕. / ⓒ한국관광콘텐츠랩-황성훈
둥글게 움푹 꺼진 정선 민둥산 발구덕. / ⓒ한국관광콘텐츠랩-황성훈

민둥산은 정상에 나무가 거의 없어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에는 마을 주민들이 산나물을 얻기 위해 해마다 산에 불을 놓았는데, 나무가 사라진 자리에는 억새가 넓게 퍼져 자라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산에 불을 놓는 일이 반복되면서 지금처럼 넓은 억새밭이 만들어졌다.

정상에 오르면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없어 주변 산줄기와 하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낮에는 은빛 억새밭이 펼쳐지고, 구름이 적고 하늘이 맑은 밤에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도 감상할 수 있다. 주변에 불빛이 적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은하수도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민둥산에서는 억새뿐 아니라 둥글게 움푹 꺼진 땅도 볼 수 있다. 등산로 중간에 있는 발구덕은 땅이 둥글게 꺼진 곳을 뜻하며, 석회암이 오랜 시간 빗물에 녹으면서 만들어진 지형이다. 이를 돌리네라고 부르는데, 민둥산 일대에는 12개의 돌리네가 분포해 있다.

발구덕에서는 주변의 땅이 둥글게 내려앉은 모습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민둥산 일대에 석회암 지형이 발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곳으로, 정선의 또 다른 관광지인 화암동굴에서도 석회암 지대의 지질학적 특징을 만날 수 있다.

민둥산 등산로는 정선군 남면 민둥산로 12 일대에 있으며 상시 개방이라 따로 입장 시간이 없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태백선 민둥산역에서 내려 증산초등학교 방면으로 이동해 산행을 시작하면 되고, 열차 시간은 출발 전에 코레일에서 확인해야 한다.

항목 내용
산 이름 유래 정상에 나무가 없어 밋밋한 모습
억새가 늘어난 이유 산나물을 키우려고 해마다 한 번 놓던 불
발구덕 둥글게 움푹 꺼진 곳을 뜻하는 순우리말
돌리네 석회암이 빗물에 녹아 생긴 카르스트 지형, 일대 12개

금을 캐다 만난 석회동굴, 갱도 515m와 관람 구간 1803m를 걷는 동굴

조명이 켜진 정선 화암동굴 내부 관람 구간. / 대한민국 구석구석
조명이 켜진 정선 화암동굴 내부 관람 구간. / 대한민국 구석구석

민둥산에서 가까운 화암동굴은 강원고생대 국가지질공원에 속한다.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화암관광단지에 있는 이 동굴은 금광산과 석회석 자연 동굴이 한데 이어진 국내 최초의 테마형 동굴이며, 세계에서도 하나뿐인 동굴이다. 일제강점기 천포광산에서 금을 캐려고 갱도를 파 들어가던 중 땅속에서 대형 석회동굴이 모습을 드러냈고, 이곳이 지금의 교육·체험형 관광지가 됐다.

관람 구간의 총연장은 1803m다. 이 가운데 상부갱도 515m 구간에서는 금광맥을 찾아 캐내는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해 두어 광산의 역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동굴 안에는 대형 유석과 석주, 종유석, 석화, 곡석, 동굴산호가 자리하고 있으며, 마스코트 '금깨비'와 '은깨비'가 등장하는 캐릭터 연출 공간도 있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함께 돌아볼 수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도보 입장은 오후 4시에 마감하지만 성수기에는 오후 5시 10분까지 받는다.

모노레일은 오후 4시 30분에 매표를 마감하며 탑승 10분 전까지 표를 사야 한다. 휴무는 매주 수요일이나 성수기에는 연중무휴라서 방문 전에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오일장과 향토 음식까지 묶는 하루 일정과 출발 전 수칙

나물과 곡물이 놓인 정선 오일장 좌판. / 대한민국 구석구석
나물과 곡물이 놓인 정선 오일장 좌판. / 대한민국 구석구석

정선 시내에서는 2일과 7일에 오일장이 서는데, 폐막 하루 전인 11월 7일 토요일이 장날이어서 이동 중에 들러 보기 좋다. 정선의 향토 음식으로는 곤드레나물밥과 콧등치기국수가 잘 알려져 있어 산행 전후 식사로 어울린다.

공연을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정선 오일장 장터. / 대한민국 구석구석
공연을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정선 오일장 장터. / 대한민국 구석구석

일정은 오전에 민둥산을 오르고 오후에 화암동굴로 옮기는 순서가 알맞다. 도보 입장이 오후 4시에 끝나기 때문에 산행이 길어지면 동굴을 놓칠 수 있다. 11월 초 해발 1119m 정상은 아래보다 바람이 거세고 아침저녁 기온이 영하에 가까운 날도 많다.

해는 오후 5시 20분 무렵 지므로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을 마쳐야 하고, 억새밭 훼손을 막으려면 다져진 길로만 걸어야 한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등산로는 계속 열려 있지만 억새 이삭은 시간이 갈수록 흩어지므로, 은빛 평원을 보려면 폐막 전 주말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방풍 겉옷과 장갑 챙기기

정상 일대는 나무가 없어 바람을 그대로 맞는다. 출발할 때는 따뜻해도 능선에서는 체감온도가 크게 내려가므로 얇은 방풍 겉옷과 장갑을 배낭에 넣어 두는 것이 좋다.

2. 화암동굴은 오후 3시 이전 도착

도보 입장이 오후 4시에 끝난다. 산행을 마치고 이동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늦어도 오후 3시까지는 동굴 입구에 닿아야 1803m 관람 구간을 서두르지 않고 돌 수 있다.

3. 처음이라면 완만한 3.2km 코스 선택

같은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출발하더라도 3.2km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다. 가파른 2.6km 코스보다 거리는 길지만 오르막이 덜 힘들어 가족 단위나 처음 오르는 사람에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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