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사면이 무너져 내린 흔적입니다…" 입장료 없이 구경하는 국내 지질 명소

울릉도 버섯바위의 층층이 쌓인 응회암 절벽. / 대한민국 구석구석
울릉도 버섯바위의 층층이 쌓인 응회암 절벽. / 대한민국 구석구석

11월 초 울릉도는 여름철 짙었던 초록빛이 조금씩 옅어지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시기다. 산자락에는 늦가을 풍경이 내려앉고 해안가에는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육지와는 또 다른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울릉도는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인 만큼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에 깎인 바위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경북 울릉군 서면 남서리에 자리한 버섯바위도 울릉도의 독특한 해안 지형을 보여주는 곳이다. 이름처럼 커다란 버섯 갓을 얹은 듯한 생김새가 특징이며, 윗부분은 넓고 아랫부분은 상대적으로 좁아 멀리서 바라보면 바닷가에 거대한 버섯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에 지정된 지질명소 23곳 가운데 한 곳으로, 바위가 만들어진 과정에서도 울릉도의 화산 활동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 주차만 불가능한 서면 해안의 바위

울릉도 버섯바위 응회암의 비스듬히 기운 층. / 대한민국 구석구석
울릉도 버섯바위 응회암의 비스듬히 기운 층. / 대한민국 구석구석

버섯바위는 울릉도 서면 해안에 자리해 있다. 울릉도는 동해 한가운데 떠 있는 화산섬이고, 서면에는 태하와 남양 같은 마을이 있다. 바위 앞으로는 몽돌해안이 펼쳐져 있는데, 몽돌은 파도에 오래 쓸리며 둥글게 닳은 돌을 말한다. 바위 곁에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어 지형이 만들어진 과정을 현장에서 바로 읽어볼 수 있다.

따로 주차할 곳이 없기 때문에 섬 안에서 어떤 방법으로 이동할지는 도착하기 전에 정해 두는 편이 좋다. 오전이든 오후든 개방 시간에 제한이 없어서 일정이 빠듯한 날에도 짧게 들러 보기 알맞다.

구분 내용
주소 경북 울릉군 서면 남서리 산162
입장료 무료
개방 상시 개방·연중무휴
주차 불가
문의 054-791-6781~2

제주도와 함께 국내 최초로 인증받은 국가지질공원, 지질명소만 23곳

울릉도 버섯바위의 들쭉날쭉한 바위 측면. / 대한민국 구석구석
울릉도 버섯바위의 들쭉날쭉한 바위 측면. / 대한민국 구석구석

버섯바위가 속한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은 2012년 12월 제주도와 함께 국내 최초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전체 면적은 127.9㎢로 육지 72.8㎢와 바다 55.1㎢를 포함하며, 울릉도와 독도뿐 아니라 주변 해역까지 관리하고 있다.

국가지질공원에 지정된 지질명소는 울릉도 19곳과 독도 4곳을 합쳐 모두 23곳이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약 87㎞ 떨어진 독도까지 포함돼 있어 두 섬에서 발견되는 화산 지형과 해안 지질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울릉도 서면에 자리한 버섯바위는 19곳의 지질명소 가운데 하나로, 바닷속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암석이 오랜 세월 침식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춘 곳이다. 바위의 생김새뿐 아니라 암석이 형성된 과정까지 살펴볼 수 있어 울릉도의 화산 지형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구분 내용
인증 시기 2012년 12월
전체 면적 127.9㎢
육상·해상 72.8㎢·55.1㎢
지질명소 23곳(울릉도 19곳·독도 4곳)

용암이 물속에서 터진 뒤 입자가 가라앉으며 만든 층

울릉도 버섯바위 앞으로 이어진 산책로. / 대한민국 구석구석
울릉도 버섯바위 앞으로 이어진 산책로. / 대한민국 구석구석

응회암은 화산에서 분출한 물질이 쌓여 굳은 암석이다. 버섯바위의 응회암은 용암이 물속에서 분출하던 때 쌓인 화산쇄설물이 굳어 만들어졌다. 물속에서는 입자마다 가라앉는 속도가 달랐는데, 작고 밀도가 낮은 입자는 천천히 내려앉았고 크고 밀도가 높은 입자는 빠르게 내려앉았다. 그래서 굵은 입자가 먼저 바닥에 깔리고 고운 입자가 그 위를 덮었으며,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입자 크기가 작아지는 이 층을 점이층리라고 부른다.

바위 표면에서 층마다 질감과 색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것도 이 쌓임 과정이 남긴 결과다. 층 하나하나가 입자가 가라앉던 속도를 기록해 둔 셈이어서, 바위 앞에서 아래층과 위층을 나란히 비교해 보면 입자가 어떤 순서로 쌓였는지 눈으로 따라가 볼 수 있다.

층마다 깎인 정도가 달라 들쭉날쭉해진 겉모습

울릉도 버섯바위 일대에 마련된 쉼터. / 대한민국 구석구석
울릉도 버섯바위 일대에 마련된 쉼터. / 대한민국 구석구석

같은 바위라도 입자 구성이 다르면 침식에 견디는 정도가 달라진다. 입자 크기가 작은 층은 침식을 많이 받아 안쪽으로 파여 들어갔고, 입자가 큰 층은 침식을 적게 받아 바깥으로 돌출했다.

이렇게 물질마다 침식에 버티는 힘이 달라 깎이는 속도가 갈리는 현상을 차별침식이라 하며, 바위 겉모습이 매끈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버섯 형태는 퇴적 당시의 입자 배열이 침식을 거치며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다.

이 바위는 처음부터 지금 자리에 있던 것이 아니다. 현재 위치보다 높은 곳에 있던 산사면의 일부가 무너진 뒤 중력에 이끌려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이때 암반이 수직으로 깨져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토플링 파괴라고 부른다.

높은 산사면에 붙어 있던 암반이 무너져 내려앉아 지금의 바닷가 바위가 된 것이어서, 바위 한 덩어리에 쌓임과 깎임, 이동의 시간이 모두 담겨 있다.

몽돌해안 앞에서 바위를 보는 순서, 섬에 들어가기 전 확인할 것

울릉도 서면 해안도로에서 본 버섯바위 일대. / 대한민국 구석구석
울릉도 서면 해안도로에서 본 버섯바위 일대. / 대한민국 구석구석

현장에서는 바위 전체 윤곽을 먼저 보고 가까이 다가가 층을 살펴보는 순서가 알기 쉽다. 아래쪽 층과 위쪽 층의 색과 질감을 비교하고, 안으로 파인 곳과 바깥으로 튀어나온 곳을 찾아보면 앞서 설명한 입자 크기의 차이가 눈에 들어온다. 

울릉도는 육지에서 배로만 들어갈 수 있다. 포항, 강릉, 묵호, 후포 등에서 여객선이 오가고 섬 안에는 도동항, 저동항, 사동항 같은 항구가 있다. 파도와 바람 상황에 따라 배 시간이 바뀌거나 결항될 수 있어서 출발 전날과 당일 아침에 선사 공지를 확인해야 하고, 돌아오는 배편도 여유 있게 잡아 두는 것이 좋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도착 전 섬 안 이동 수단 확정

바위 앞에는 주차할 곳이 없다. 군내버스, 택시, 렌터카 가운데 어떤 방법으로 오갈지 정해 두고, 택시를 이용한다면 돌아올 차편도 함께 약속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2. 여객선 공지 확인 후 일정 확정

울릉도행 배는 날씨에 따라 시간이 바뀌거나 결항될 수 있다. 출발 전날과 당일 아침 선사 공지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날에는 배 시간보다 넉넉하게 움직인다.

3. 밑창 단단한 운동화 착용

몽돌해안은 둥근 돌이 깔려 있어 발이 쉽게 미끄러지고, 파도에 젖은 돌은 더 위험하다. 밑창이 단단하고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를 신고 바위 가까이에서는 천천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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