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눈이 내린 줄 알았습니다…" 11월이면 온통 하얗게 뒤덮이는 무료 여행 명소

제주 와흘메밀마을 메밀밭에 선 현무암 아치. / 대한민국 구석구석
제주 와흘메밀마을 메밀밭에 선 현무암 아치. / 대한민국 구석구석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에 자리한 와흘메밀농촌체험휴양마을은 넓은 메밀밭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매년 5월과 10월이면 하얀 메밀꽃이 피어나 들판을 가득 채우며, 꽃밭 사이로 이어진 길을 걸으며 제주 중산간 마을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에서는 가을을 맞아 '자청비 와흘메밀문화제'가 열리고 있으며, 행사는 오는 8일 일요일까지 이어진다. 다만 11월 초는 가을 메밀꽃이 지기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만개한 풍경보다는 남아 있는 꽃과 늦가을 들녘을 감상하는 시기로 보는 편이 좋다. 

제주공항에서 30분 거리, 입장료와 주차비 없이 둘러보는 마을 꽃밭

제주 와흘메밀마을 메밀꽃밭과 산책로. / 와흘메밀마을협의회
제주 와흘메밀마을 메밀꽃밭과 산책로. / 와흘메밀마을협의회

와흘메밀마을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455에 있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려 제주시에 머무는 여행객이 반나절 일정으로 다녀오기 좋다.

쉬는 날 없이 문을 열기 때문에 비행기 시간이나 다른 일정 사이에 틈이 날 때 들르기도 편하다. 사진 촬영 명소로 이름난 꽃밭을 별도 입장권 없이 걸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마을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구분 내용
주소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455
운영시간 연중무휴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주차 무료
편의시설 주차장, 화장실

구그네오름과 세미오름이 둘러싼 초지

제주 와흘메밀마을 메밀밭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 대한민국 구석구석
제주 와흘메밀마을 메밀밭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 대한민국 구석구석

와흘리는 한라산 북쪽 사면 아래에 자리한 중산간 마을이다. 중산간은 바닷가 마을과 한라산 높은 지대 사이의 중간 지대를 가리키는 제주의 말로, 해안가보다 들판이 넓고 바람이 트여 있다. 마을에는 넓은 초지가 펼쳐져 있고 그 둘레를 구그네오름과 세미오름 등 여러 오름이 에워싸고 있다. 오름은 제주 곳곳에 솟은 작은 화산체를 부르는 말이어서, 꽃밭 어디에서 고개를 들어도 둥글게 이어진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이름의 '와'는 누울, '흘'은 산 높을을 뜻한다. 높은 산이 편안하게 누운 듯한 산세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곳 사람들은 편안한 인심으로 하늘을 섬기던 옛 풍습을 이어 땅을 지켜 왔고, 이웃과 함께 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5월 하순과 9~10월, 1년에 두 번 꽃이 피는 메밀의 한 해

제주 와흘메밀마을 밭에서 트랙터가 흙을 갈아엎는 모습. / 와흘메밀마을협의회
제주 와흘메밀마을 밭에서 트랙터가 흙을 갈아엎는 모습. / 와흘메밀마을협의회

제주에서는 봄 메밀을 3~4월에 파종해 6~7월에 수확하고, 가을 메밀은 8~9월에 파종해 10~11월에 거둔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두세 달 안팎이면 끝나는 짧은 생육 기간 덕분에 한 해에 두 번 심을 수 있다.

꽃은 봄 메밀이 5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하고 가을 메밀은 9~10월에 핀다. 메밀 한 포기가 꽃을 피우는 기간은 20~30일이다. 붉은빛 줄기 끝에 작은 흰 꽃이 모여 피는 작물이어서 밭 전체가 한꺼번에 피면 멀리서는 흰 물결처럼 보인다. '양절' 메밀은 봄과 가을 재배가 모두 가능한 품종이다.

구분 파종 개화 수확
봄 메밀 3~4월 5월 하순부터 6~7월
가을 메밀 8~9월 9~10월 10~11월

마을은 이 개화 철에 맞춰 축제를 연다. 와흘리 메밀문화제는 2021년부터 와흘리에서 열려 왔고, 5월과 10월에 메밀 체험과 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봄 행사 소식은 마을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2026년 봄 메밀문화제' 게시물로 2026년 4월 28일 올라왔다. 개화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게시물도 같은 날 함께 올라와 있다.

밭담 쌓기부터 메밀베개까지, 하루를 채우는 체험과 숙박 요금

제주 와흘메밀마을 돌레떡 만들기 체험 현장. / 와흘메밀마을협의회
제주 와흘메밀마을 돌레떡 만들기 체험 현장. / 와흘메밀마을협의회

마을 체험은 음식체험과 영농생활체험으로 나뉜다. 음식체험은 3만 원이고, 영농생활체험은 풍낭투어가 1만 원, 소원 밭담 쌓기와 메밀베개 만들기가 각각 3만 원이다.

밭담은 제주 밭 가장자리에 돌을 쌓아 만든 돌담으로, 바람을 막고 밭의 경계를 나누는 구실을 한다. 제주 밭담은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호로 지정됐고 2014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인정했다. 그 담을 직접 쌓아 보는 체험이 이 마을 프로그램에 들어 있다.

하룻밤 묵어가는 일정도 가능하다. 숙박시설은 단체형이 12만 원, 가족형이 5만 원이다. 식당시설과 세미나실, 야외체험장은 모두 하루 20만 원이다. 이용요금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홈페이지를 보거나 전화로 문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구분 항목 요금
음식체험 음식체험 3만 원
영농생활체험 풍낭투어 1만 원
소원 밭담 쌓기 3만 원
메밀베개 만들기 3만 원
숙박시설 단체형 12만 원
가족형 5만 원
시설 대여(하루) 식당시설 20만 원
세미나실 20만 원
야외체험장 20만 원

『세종실록지리지』에 오른 제주 메밀, 빙떡과 청묵으로 이어진 밥상

제주 와흘메밀마을협의회가 평창 효석문화제에서 운영한 빙떡·지름떡 부스. 철판에 메밀 반죽을 부치고, 무나물을 넣어 만 빙떡을 접시에 담아 두었다. / 와흘메밀마을협의회
제주 와흘메밀마을협의회가 평창 효석문화제에서 운영한 빙떡·지름떡 부스. 철판에 메밀 반죽을 부치고, 무나물을 넣어 만 빙떡을 접시에 담아 두었다. / 와흘메밀마을협의회

제주 메밀의 역사는 오래됐다. 조선시대 문헌인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메밀이 제주목 특산물 가운데 하나로 기록돼 있다. 제주 농경신 자청비가 메밀 씨앗을 가져왔다는 신화도 전해지며, 이 이야기에서 메밀은 오곡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자청비는 제주 신화 『세경본풀이』의 주인공으로 농사를 맡은 신이다.

메밀은 화산섬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생육 기간이 짧아, 흉년에 부족한 식량을 대신하는 구황작물 구실을 했다. 재배 규모도 크다. 2024년 제주 메밀 재배면적은 3236ha로 전국 3721ha의 87%를 차지했고, 생산량은 2586t으로 전국 3114t의 83%에 이르렀다.

밥상에 오르는 방식도 다양하다. 메밀 반죽을 얇게 부쳐 무나물을 말아 먹는 빙떡은 제주 향토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고, 수제비와 즉석죽, 가래떡, 전통주에도 메밀이 들어간다. 제주 농업기술원은 메밀돌레떡, 모멀만디, 메밀개떡, 메밀쌀죽, 빙떡, 메밀청묵을 메밀 음식으로 소개했다. 모멀은 메밀을 가리키는 제주 말이다. 와흘메밀마을의 음식체험에서는 이런 메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개화 상태는 출발 전 홈페이지 확인

마을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와흘메밀밭 개화상태 확인 방법' 게시물이 올라 있다. 가을 메밀꽃은 9~10월에 피기 때문에 11월에는 꽃이 남아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가야 한다.

2. 중산간 날씨에 맞춘 겉옷과 편한 신발

와흘리는 한라산 북쪽 사면 아래 중산간이라 해안가보다 쌀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입고 벗기 편한 겉옷과 굽 낮은 운동화를 챙기면 초지와 산책로를 걷기 편하다.

3. 체험 요금은 전화로 미리 확인

밭담 쌓기와 메밀베개 만들기는 각각 3만 원이고 요금은 달라질 수 있다. 출발 전에 전화로 문의하면 원하는 체험이 가능한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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