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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서 산 정상부터 시작된 단풍이 중턱과 계곡까지 내려오고 있다. 붉고 노란 단풍 사이로 기암괴석이 솟아 있는 산길은 늦가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단풍을 구경하며 산을 오르려는 등산객이 많아지는 시기지만, 인기 탐방로는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어 미리 일정을 잡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경북 성주와 경남 합천에 걸쳐 있는 가야산국립공원은 기암괴석과 단풍을 함께 볼 수 있는 가을 산행 명소다. 특히 바위 봉우리가 줄지어 솟아 있는 만물상 코스는 가야산에서도 경치가 아름답기로 알려진 탐방로다.
가야산 만물상 코스는 가을철 탐방객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예약제로 운영됐지만, 11월부터는 사전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백운동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만물상과 서성재를 지나 정상부까지 오를 수 있으며, 칠불봉과 상왕봉을 거쳐 용기골로 내려오는 코스는 약 8.5km로 6시간가량 걸린다. 난이도가 높은 산행이지만 기암괴석과 단풍으로 물든 계곡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예약제가 끝나 신청 없이 들어가는 11월, 출발 전에 챙길 것
예약제 운영 기간은 끝났지만 출발 전에는 만물상 코스의 입산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탐방 안내문마다 예약 관련 내용이 다르게 표시된 경우가 있어 가야산국립공원 가천분소에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백운동탐방지원센터 앞에는 넓은 무료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자가용으로 방문하기에도 편리하다. 국립공원 입장료도 2007년부터 폐지돼 별도로 내지 않아도 된다. 주차장에서는 가야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와 산행을 시작하기 전 주변 풍경을 둘러볼 수 있다.
| 구분 | 내용 |
| 출발지 |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181-4 백운동탐방지원센터 |
| 거리·시간 | 총 약 8.5km, 약 6시간 |
| 난이도 | 상급 (암릉 구간, 접지력 등산화 필수) |
| 입장료·주차비 | 전면 무료 |
| 문의 | 가야산국립공원 가천분소 |
몸이 풀리기도 전에 철계단이 쏟아지는 만물상 초반 2시간
들머리에 들어서자마자 가파른 돌계단과 철계단이 이어져,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초반부터 숨이 찬다. 만물상은 이름 그대로 온갖 형상의 바위가 끝없이 늘어선 험준한 암산이라, 미끄러운 바위 위를 걷는 구간이 길다.
길 중간에는 슬로우탐방구간 쉼터가 있어 숨을 고르며 오를 수 있고, 다리가 뻐근해질 즈음 뒤를 돌아보면 깎아지른 바위틈 사이로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이 병풍처럼 이어진다. 만물상의 기암괴석이 한꺼번에 펼쳐지는 상아덤 바위에 서면 지금까지 올라온 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땀이 식으면서 서늘한 산바람이 느껴진다. 이렇게 2시간쯤 오르면 성주와 합천을 잇는 해발 1000m의 고갯마루 서성재에 닿는다.
| 구간 | 소요 시간 | 길 상태 |
| 백운동 → 서성재 | 약 2시간 | 돌계단·철계단·상아덤 바위 |
| 서성재 → 칠불봉 | 약 50분 | 너덜길·바위 계단 |
| 칠불봉 → 상왕봉 | 약 10분 | 바위 능선 |
| 서성재 → 백운동 (용기골) | 약 1시간 30분 | 계곡 숲길·목재 데크 |
서성재에서 50분 더 오르면 만나는 칠불봉과 상왕봉
서성재에서 다시 가파른 너덜길과 바위 계단을 50분가량 오르면 사방이 트이는 정상부가 나온다. 먼저 닿는 칠불봉(1433m)은 성주군 쪽에 솟은 가야산의 실제 최고봉으로,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성불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깎아지른 바위 벼랑 위에 서면 덕유산 방면으로 뻗은 산줄기가 내려다보인다.
칠불봉에서 바위 능선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넓은 바위가 펼쳐진 상왕봉(우두봉, 해발 1430m)에 도착한다. 상왕은 부처를 뜻하는 이름으로, 정상에 서면 해인사 일대와 멀리까지 이어지는 가야산의 산줄기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가야산의 주봉은 상왕봉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높이로는 칠불봉이 3m 더 높다. 두 봉우리 모두 정상석이 있어 가야산을 처음 찾는 등산객들은 어느 곳이 더 높은지 헷갈리기도 한다. 칠불봉과 상왕봉은 걸어서 약 10분 거리이기 때문에 두 정상에 모두 올라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 봉우리 | 해발 | 조망 |
| 칠불봉 | 1433m | 바위 벼랑 위, 덕유산 방면 산줄기 |
| 상왕봉(우두봉) | 1430m | 너럭바위, 해인사 일대와 능선 |
올라온 철계단을 되짚어 내려가면 무릎이 먼저 나가는 이유
정상에서 휴식을 마친 뒤에는 서성재까지 내려와 용기골 코스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올라왔던 만물상 코스는 가파른 계단과 바위 구간이 많아 내려갈 때 무릎에 부담이 클 수 있다. 반면 용기골 코스는 비교적 완만한 계곡길로 이어져 하산하기에 한결 수월하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숲길과 잘 정비된 나무 데크를 걸을 수 있다.
용기골에서는 가야산을 상징하는 식물인 가야산은분취도 볼 수 있다. 가을에는 길 주변으로 노란 낙엽이 쌓여 있어 숲속 풍경을 감상하며 내려오기 좋다. 서성재에서 백운동탐방지원센터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합천 해인사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지만, 백운동에 차를 세워뒀다면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약 2만 5000원의 요금이 들 수 있어 하산 방향을 미리 정해두는 편이 좋다.
| 하산 방법 | 길 상태 | 비고 |
| 만물상 길 되짚기 | 돌계단·철계단 | 무릎·관절 부담 큼 |
| 용기골 코스 | 계곡 숲길·목재 데크 | 약 1시간 30분, 원점회귀 |
| 해인사 방면 | 합천 쪽 하산길 | 백운동까지 택시 약 2만 5000원 |
산행 뒤 다리를 쉬게 하면서 들르기 좋은 테마관과 해인사
산행을 마치면 백운동 주차장 바로 옆 가야산역사신화공원 테마관에서 다리를 쉬어 갈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가야산 탄생 설화와 정견모주 이야기를 미디어 전시로 볼 수 있다.
정견모주는 가야산의 산신으로, 하늘의 신과 감응해 대가야와 금관가야의 시조를 낳았다고 전해진다. 해인사 방면으로 내려왔다면 신라 802년에 창건된 해인사를 찾을 만하다. 경내의 장경판전은 팔만대장경 목판 8만여 장을 보관하는 건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고, 입구의 홍류동 계곡에서는 붉은 단풍길을 걸을 수 있다.
준비물을 빠뜨리면 6시간이 길어지는 만물상, 출발 전 점검 목록
만물상 암릉부는 찬 바람이 거세므로 방풍 재킷과 장갑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장갑은 추위를 막는 것은 물론 철계단 난간을 잡을 때도 쓰인다. 신발은 바닥이 닳지 않은 접지력 좋은 등산화로 고르고, 무릎이 약한 사람은 스틱을 하나 더 챙기면 계단 구간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물과 간식은 서성재까지 오르는 2시간 동안 쓸 분량을 넉넉히 넣고, 단풍을 보려는 일정은 11월 중순 이전으로 잡는 편이 낫다. 출발 전에는 가천분소에 전화해 탐방로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하산은 서성재에서 용기골 방향으로 정해 두면 된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오전 9시 전 백운동 출발
11월 초 성주의 해는 오후 5시 20분 안팎에 진다. 산행에 약 6시간이 걸리므로 이른 아침에 출발해야 용기골 하산길을 밝을 때 지날 수 있다.
2. 서성재 갈림길에서 용기골 선택
서성재에 돌아오면 지친 몸으로 만물상 계단 쪽으로 향하기 쉽다. 용기골 길로 접어들어야 목재 데크와 흙길로 약 1시간 30분 만에 주차장에 닿는다.
3. 해인사 하산은 차량 회수까지 계산
해인사 방면으로 내려가면 백운동 주차장까지 택시로 약 2만 5000원이 든다. 차를 백운동에 세웠다면 비용과 이동 시간을 미리 따져 하산 방향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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