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름다운 호수에 사연이 있다니… 68개 마을이 물에 잠겨 만들어진 진안 여행지

단풍이 물든 산자락이 용담호 물가에 닿아 있다. / 진안군 공식 SNS

가을이 깊어지면서 산과 호수 주변의 나무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고 있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산책도 좋지만, 차를 타고 호숫가를 달리며 단풍을 구경하는 여행도 생각나는 계절이다. 특히 호수를 따라 도로가 이어진 곳에서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단풍과 잔잔한 물결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가을 드라이브를 즐기기 좋다.

전북 진안군 용담면 일대에 자리한 용담호는 호수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 주변으로 산과 호수가 펼쳐져 있으며, 가을이면 산자락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금강 상류를 막아 세운 용담댐, 호수가 전주권 생활용수를 맡게 된 과정

용담호를 가로지르는 다리와 호숫가 마을. / 진안군 공식 SNS

금강은 장수 뜬봉샘에서 시작해 진안과 무주를 거쳐 서해로 나간다. 용담댐은 이 강의 상류를 막아 세운 다목적댐으로, 콘크리트 표면차수벽형 석괴댐이다. 물을 받아내는 유역은 무주군·진안군·장수군에 걸쳐 있고, 댐이 들어서면서 진안군 1읍 5개 면이 물에 잠겼다.

항목 내용
댐 높이·길이 70m·498m
총저수량 8억 1500만㎥
홍수조절용량 1억 3700만㎥
유역 면적 930㎢
연평균 유입량 7억 6950만㎥

용담댐은 전주와 주변 지역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됐다. 댐에 모인 물은 금강 하류로 흘러갈 뿐 아니라 도수터널을 통해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의 만경강 상류로도 보내진다. 서로 다른 강 유역으로 물을 옮기는 방식으로, 이를 유역변경식이라고 부른다. 하루 약 135만 톤의 물이 공급돼 완주와 전주 일대 주민들의 생활용수로 쓰인다.

용담호의 이름은 진안군 용담면의 지명에서 따왔다. 용담이라는 지명에는 금강과 주변 하천이 만나는 곳에 깊은 못이 생겼고, 그곳에 용이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용이 머무는 연못이라는 뜻에서 용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알려져 있다.

마을 68곳이 잠긴 자리에 남은 망향의 동산

용담호 일대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모습. / 진안군 공식 SNS

용담호가 생기면서 진안의 68개 마을이 물속으로 들어갔고 2864가구가 고향을 떠났다. 수자원공사는 실향민의 그리움을 달래려고 호반 곳곳에 망향의 동산을 조성했는데, 대부분 호수가 잘 내려다보이는 둔덕 위에 자리한다.

장소 위치·내용
용담 망향의 동산 용담대교 북단, 호수 동서 양쪽 조망
태고정 1752년 건립, 1998년 이전
용담호사진문화관 사진 2만 4000점·유물 2300점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호수 중앙부에 놓인 용담대교 북단의 용담 망향의 동산이다. 동쪽과 서쪽 호숫물이 모두 내려다보이는 이 동산에는 마을에 있던 목조 정자 태고정이 서 있다. 

동산에서 호수를 내려다본 뒤에는 용담호사진문화관에 들르면 앞뒤가 맞는다. 물에 잠긴 마을의 역사와 주민 이야기를 다루는 전시 공간으로, 수몰된 마을을 담은 사진과 수몰 지역에서 거둔 유물이 함께 놓여 있다. 지금은 물밖에 보이지 않는 자리에 어떤 마을이 있었는지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두 갈래로 나뉘는 일주도로, 진안읍 운산리에서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방법

호수를 내려다보는 산비탈 마을. / 진안군 공식 SNS

용담호는 호수를 따라 도로가 이어져 있어 차를 타고 주변 경치를 둘러보기 좋다. 드라이브 코스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정천면과 용담면을 지나 용담댐으로 향하는 길이 있고, 상전면과 안천면을 거쳐 용담댐으로 이동하는 길도 있다. 두 코스 모두 호숫가를 따라 이어져 있어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다.

구분 지나는 곳
첫 번째 코스 정천면 → 용담면 → 본 댐
두 번째 코스 상전면 → 안천면 → 본 댐
한 바퀴 코스 진안읍 운산리, 30번 국도·795번 지방도

용담호를 한 바퀴 둘러보고 싶다면 진안읍 운산리에서 30번 국도와 795번 지방도를 따라 이동하면 된다. 도로를 달리는 동안 호수와 주변 산자락이 번갈아 펼쳐지며, 가을에는 물가를 따라 붉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도 볼 수 있다.

호숫가에 건물이 많지 않아 탁 트인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중간에 전망이 좋은 곳에 들러 잠시 쉬어가며 드라이브를 이어갈 수도 있다.

아이와 함께 들르는 물 홍보관과 호수 둘레길

물가를 따라 억새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용담호 가을 풍경. / 진안군 공식 SNS

차로 달리는 것 말고도 호수 주변에는 쉬어 갈 곳이 여럿이다. 용담댐 공원의 물 홍보관에서는 물과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 살펴볼 수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 찾기 좋다. 호수 둘레길을 따라 용담가족테마공원, 용담댐 조각공원, 물문화관, 안천 망향의 동산이 차례로 자리하고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 동선으로도 짜기 쉽다.

걷는 여행을 좋아한다면 용담댐감동벼룻길이 진안의 걷기 코스 가운데 하나다. 용담댐과 호수 풍경을 따라 걸으며 금강과 섬바위를 만날 수 있다. 기암괴석 사이로 계곡을 따라 걷는 운일암반일암숲길과 마이산길도 진안에서 손꼽히는 걷기 코스다.

마이산·운일암반일암 계곡과 묶어 가는 하루 일정, 방문 전에 확인할 정보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진안 마이산 탑사.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용담호를 둘러본 뒤에는 진안의 다른 관광지로 이동해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가까운 곳에 마이산과 운일암·반일암 계곡이 있어 호수 드라이브와 산책을 함께 즐기기 좋다. 마이산은 두 봉우리가 말의 귀처럼 솟아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크고 작은 돌탑이 모여 있는 탑사로도 유명하다. 가을에는 산 주변이 단풍으로 물들어 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진안군 주천면에 있는 운일암·반일암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높은 암벽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는 곳으로, 골짜기가 깊어 햇빛이 하루 중 절반 정도만 들어온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마이산을 둘러본 뒤 용담호로 이동해 호숫길을 따라 드라이브하거나, 용담호에서 출발해 운일암·반일암 계곡으로 향하는 일정으로 여행할 수 있다.

항목 안내
위치 전북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
운영 연중무휴
주차 주차시설 없음
문의 진안 문화관광 홈페이지

용담호는 전북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 일대에 자리하고 있으며, 별도의 휴무일 없이 언제든 호수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다만 호수 전체를 위한 전용 주차장이 따로 마련된 것은 아니어서 차량을 세울 때는 방문하려는 장소의 주차 공간을 이용해야 한다. 망향의 동산이나 사진문화관 등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이동하면 호수 풍경을 감상하며 여행하기 편리하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해 지기 전 호수 구간 마무리

11월은 해가 일찍 져서 마이산과 호수를 함께 돌면 일정이 빠듯해진다. 일주도로와 망향의 동산은 해가 남아 있을 때 먼저 둘러본다.

2. 주차 가능 장소 사전 확인

용담호는 주차시설이 따로 없어 들를 곳마다 차를 세울 자리를 알아봐야 한다. 출발 전에 전화로 문의해 두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3. 내비게이션에 코스 방향 미리 입력

일주도로는 정천면·용담면 방향과 상전면·안천면 방향으로 나뉜다. 진안읍 운산리에서 출발해 한쪽 방향을 정하고 경유지를 입력해 두면 길을 헤매지 않고 한 바퀴를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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